기술과 능력, 그 한계에 대하여

<인테리어 시동걸기 4화>

by 유이한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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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뭐 해?'


오랜만의 연락, 만남이 있을 때 흔히 묻는 인사말이죠. 인테리어를 시작했다고 하면, 저를 알아왔던 시간이 있다 보니 살짝 놀라요. 그러곤 묻죠. 그럼 뭐 하는 거냐고. 도배하는 거냐고. 열에 여섯 정도가 보이는 반응이에요. 어느 한 공정의 시공 작업자가 된 것으로 이해를 하는 거죠. 또는 집수리 정도로 이해하는 분들도 꽤 많아요. 나름 손재주가 있는 편이었어서 그리 생각하기도 쉬울 것이라 믿어요. 여하튼 인테리어는 한 단어로 대체하자면 공사의 감리자라고 말할 수 있어요.


"인테리어는 잘 시키면 되는 겁니다"



인테리어를 처음 시작할 때, 사장 형님이 자주 하던 말이에요. 맞습니다. 잘 시키죠. 잘 관리 감독해야 하는 거죠. 그렇기에 바로 따라오는 생각이 있어요. 뭘 알아야 시키고 감독한다는 사실이죠. 그런데요, 인테리어는 종합예술이다. 제가 했던 말이에요. 하나의 공정, 예를 들어 목공을 두고만 봐도 시공자별로 기술과 노하우가 달라요. 같은 텍스쳐를 시공해도 각자의 방법이 다르죠. 경력과 노력에 따른 조금 더 견고하고, 더 나은 시공법이 그것인데요. 어느 영역이든 그렇듯이 얼마나 더 깊고 넓게 오랜 시간 공부하고 연구하고 노력하느냐에 따라 일 자체에 임하는 자세부터가 달라지는 거잖아요.


인테리어는 사람이 거주하는 영역을 세우기 위한 아주 많은, 좀 과장해서 말해 어쩌면 세상의 모든 구성요소가 다 들어가는 작업인데, 그것들을 각자가 자신의 영역을 나눠서 감당하는 거거든요. 그런데 인테리어를 한다고 말하는 저와 같은 사람은, 그 모든 영역을 다 알아야 해요. 모를 수밖에 없는 부분이 분명히 있고, 다 알 수 없는 것도 자명한 사실이지만, 그래도 알아야 해요. 기본 시공법과 고급시공법, 자재의 종류와 특성, 시공을 위한 환경의 조건 등이에요.


사장 형님이 말했던 잘 시켜야 된다는 말은, 간단한 말이 결코 아니었어요. 더구나 이 공사현장에서 현장에 대해서 시공에 대해서 잘 모르는 초짜 담당자, 초짜 사장인 것이 드러나게 되면 시공자분들도 조금 가볍게, 편하게 대하려 하는 면이 있어요. 좋은 의미에서가 아닌 건 느낌이 오시죠? 그렇기에 모르면 모르는 대로 스스로 공부하고 때로는 직접 대놓고 물어보고, 내 생각을 반영해서 재 질문 해보고 하는 과정을 거치죠. 그렇게 시간이 쌓여 저는 각 공정의 웬만한 시공에 대한 기본 그 이상의 어느 정도를 알게 되었어요. 가끔 시공자분들이 놓치시거나 누락하거나 실수하시는 부분을 소위 땜빵처리 할 수 있을 정도죠.


그런데 이제 현장 담당 실장을 넘어 사장을 준비하는 과정이에요. 그러다 보니 그 이상의 무언가를 생각하게 되네요. 그중에서 가장 먼저 생각이 났고 그래서 채우기 위해 교육신청까지 마무리한 것이 있어요.


'스케치업' 또는 'CAD'


도면을 그리기 위한 툴을 다룰 수 있어야겠다 결심했어요. 사실 오래전부터 배워두고 싶었으나 현장을 관리감독하는 것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고, 계약을 따내기 위한 도구로만 생각했어서 크게 더 노력을 기하진 않았어요. 하지만 이제 사장이 되는 거니까 나의 사업체, 나의 인테리어는 어떠해야 하는가를 정리했기에 배우려 결심한 거죠. 적정 수준의 인테리어가 아닌, 정식 자격을 갖추고 공인된 실력자로서 지금보다 더 당당하게 고객을 대할 수 있기를 간절히 원하거든요. 실내인테리어 면허를 따기 위해서는 둘 이상의 직원이 관련 자격이 있어야 하는 것이 기본이더라고요. 일단 내가 알고 할 수 있어야 하기에 독립 전에 저는 먼저 자격을 갖춰둬야 하는 거죠.


인테리어를 한다라고 말하는 것이 부끄럽지 않기 위해, 어떤 질문에도 답하고 솔루션을 제안해 줄 수 있기 위해 그 자격을 갖추려 무던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5년의 경험이라는 기본 토양 위에 자연스레 새싹이 피어 나무로 자라 열매를 맺게 하기까지, 수년을 걸쳐 탐스런 열매를 맺는 나무로 크기까지 노력해야 해요. 전 보다 더 나의 기술과 능력을 키우는 일에도 힘써야 하고, 나의 인테리어 지식을 위한 온/오프라인 공부를 끊임없이 재미 삼으려 해요.


더 배우게 되고, 그렇게 더 알게 되는 제 모습에 대해 지금 잘 상상이 되진 않아요. 아마도 지금 상상할 수 있는 어렴풋한 이미지를 훨씬 뛰어넘는 제가 되어 있을 거라고 많이 기대해요. 이 글을 읽으시는 여러분, 그 어떤 당신께서 혹 인테리어를 하시게 되는 때에, 쉽게 떠오를 수 있는 한 명의 인테리어맨이 되어 있을게요.










토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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