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TS/-133)
2019년 5월 16일, 19:15
야간상담이 있는 목요일, 관리 담당자로서 야근.
상담이 진행되는 동안 오늘의 기록을 남긴다.
내일은 첫째 녀석의 생일 마실이 있는 날이다.
생일 마실.
13여 명의 아이들과 2명의 선생님, 그리고 생일인 아이의 부모 등이
생일을 맞은 아이의 집에서 어린이집의 하루 일과를 보낸다.
아이들과 선생님의 루틴은 다르지 않다.
부모는 보조교사, 맛단지(식사준비)의 역할 등으로
함께 놀고, 책 읽어주고, 밥 준비해서 배식해주고, 만들기 등의 순서를 맡는다.
우리집에 가족만 놀러 와도 쓸고 닦고 치우고 정리하는 일 등은 당연지사
놀랍게 어지럽혀질 집의 구석구석이 상상이 이미 가득하지만
나와 아내는 쓸고 닦고 치우고 정리한다.
10,000시간의 법칙,
어떠한 일을 10,000시간 이상을 하면 그 분야에서 장인이 될 수 있다는 게 있던데
쓸고 닦고 치우고 정리하는 일은 10,000시간을 넘어선 지 이미 한참 지났으니
아내와 나는 이미 장인 이리라.
첫째 녀석의 이 어린이집에서의 마지막 생일 마실이다.
한 해 살이 중 유일하게 홀로 주인공으로 추앙되는, 첫째 녀석에게는 아주아주 기대되고 흥분되는 날.
내일 큰 녀석의 모습은 내 기쁜 상상 그대로일 것이다.
DTS를 지원하려 함에 있어
이 너랑나랑 산이랑 부모협동어린이집에서의 온전한 생활 뒤
첫째 녀석의 졸업을 꼭 지켜보고 싶었던 이전 기대는 내려놔야 한다.
함께 지내며 그야말로 미운 정, 고운 정 다 들고
또 새로이 들어가는 아마(아빠 엄마의 준말)들과의 소중한 시간들을 내려놔야 한다.
나, 아내뿐만이 아닌
첫째 녀석, 우리 딸 은조.
(순간 이별의 순간을 상상했다. 울컥 눈물이...)
사실, 길면 6개월의 시간으로 알고 떠나게 될 테지만
어떠한 다른 길로의 인도하심에 따라 지금 관계하던 교회 공동체, 산이랑 공동체
나아가 어쩌면 가족, 친지들과도 헤어짐의 시간이 길어질지도 모르는 것이다.
단 6개월이라 해도 큰 녀석에게는 다녀오면 졸업 이후의 시즌이 되기에
첫째 녀석은 더 이상 산이랑에서의 추억을 쌓을 순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려움 가운데 분명한 선택으로 나아가려 함은,
나, 아내뿐만이 아닌 우리 자녀들인 첫째, 둘째 녀석의 전 생애의 파노라마 안에
아주 선명하고 뚜렷하고 따뜻한 순간으로 남겨질 것을 믿고 기대하기 때문이다.
다시금 분명해진다.
나 때문만이 아니다
아내 때문만도 아니다
첫째 은조 때문만도 아니며
둘째 열음이 때문까지이기도 하다.
즉,
우리 가족 전체를 향한 부르심과
우리 가족 전체에게 하시는 말씀과
우리 가족 전체에게 바라시는 모습과
우리 가족 전체를 통해 이루실 사건을
기대하며..
우리 가족 전체가 하나님께 어떻게 붙들려야 하며
어떻게 붙들릴 수 있을지에 대한
간절한 갈급함으로 하나님 앞에 나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