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인 가족, 40대 아빠의 창업 도전기> #18
매일매일 글을 쓰고 싶은 마음이 들고 싶다.
매일매일 글을 쓸 수 있을만한 사건을 만나거나 만들고 싶다.
언제나 늦은 깨달음
글을 쓸 수 있는 어떤 사건은 매일매일 일어난다.
내가 사건으로 여기지 않을 뿐, 내가 쓰고 싶지 않을 뿐,사건은 매일매일 일어난다.
긍/부정의 사건, 유/무형의 사건, 깊고/얕음의 사건
매번 글을 쓰려 할 때면 이전 글을 썼을 때와 현재 사이에 어떤 일이 있었고 지금의 내가 어떤 상태인지를 점검하게 된다.
퇴사를 앞두고 있어서 정리하고 마무리해야 하는 일도 있고, 팀원 중 한 명이 코로나로 늦춰진 결혼식을 올리고 결혼 휴가 중이라 기꺼이 맡아둔 업무도 있고, 연말이라 몰려버린 내 본연의 업무도 있어 그 어느 때보다 '9 to 6'의 업무시간 속 나는 실제로 숨이 가쁘다. 코로나? 감기? 인가 싶을 만큼 목과 이마에 열이 오른다. 열을 잰다. 정상이다. 뭐지? 잠시 책상에 얼굴을 뭍는다. 하루 종일 숨 가쁘게 보냈는데 계획했던 일은 하나도 못해놓은 듯하다. 정시 퇴근을 하지 못했다. 야근으로 이어지지도 않는 애매한 상황으로 평소보다 조금 늦은 퇴근을 한다.
집에 왔고, 때 마침 외부 일정을 마치고 도착한 아내와 자녀 둘, 벌써 아이들을 재울 시간이다. 최근 며칠, 아이들을 재우다 잠이 들어 밤 시간을 활용하지 못한 나는, 창업을 위해 준비하고, 더 열심을 내고 싶은 일들이 자꾸 야금야금 늦춰지는 것 같은 마음에 애써 다스리던 조바심이 꿈틀대던 차였다. 큰 녀석(딸)이 평소 늦게도 잠드는 녀석이 재워주지 않으면 무서워서 못 자겠다며 슬픈 감정을 내비친다.
그 외 몇 마디의 말들을 더 쏟아 놓는다. 그러다 생각한다. 내가 지금 이 아이에게 무슨 말을 하고 있는 것인가? 곧 훌쩍 커버릴 테고, 품 안에서 더 있으려 하지 않을 때가 곧 올 테고, 엄마 아빠 곁에 있으려 하는 지금이 곧 사라질 텐데, 그리고 지금 저 아이의 무서움을 이기지 못하는 여린 마음을 꼭 품어주고 싶은데, 지금 아빠로부터 듣는 야단 같은 이 순간의 기억이 오래 남을 것 같은데, 그럼 내가 슬픈데...
결국, 평소처럼 아이 둘을 재웠다. 살짝 졸음이 와버린 몸을 일으켜 컴퓨터 앞에 앉았다. 숨 가쁘게 몰아치는 업무가 나의 밤 시간마저 사로잡는다. 아 싫다. 2주가 조금 더 지나면 퇴사를 하게 된다. 퇴사 시점에 맞춰 시작하고자 하는 일의 준비 시간을 갖고 싶었고, 창업을 위해 하던 일, 해야 하는 일, 하고 싶은 일 등과 피할 수 없는 일상의 것들을 조율하고 정리하고 계획하는 시간을 갖고 싶었는데, 업무에게 내 시간을 점령당해 버렸다.
오늘의 사건이 있었고, '창업 도전'이라는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내가 겪는 일상의 사건이라는 것이 에피소드로 기록될 수 있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돌아보니 지난 글 이후로 계속 숨이 가빴던 것을 알게 되었다. 조금만 더 숨을 잘 고르며 숨 가쁨을 극복해보기로 한다. 어느 때에는 기다려주지 않는 야속함에 미운 시간이지만, 퇴사까지의 시점을 살아내고 있는 나는 시간을 앞서 걷고 싶다.
그렇게 퇴사 이후의 시간, 생활, 생각, 삶, 노력 그리고 창업에 이르기까지 쫓기지 않고, 쓸 수 있는 사건, 쓰고 싶은 사건이 꽉 찬 하루하루를 시간에 앞서 걷고자 한다.
또 한 번의 변화, 뒤돌아갈 수 없기에 내린 중대한 결정, 내겐 희망이며 기쁨이다.
지금 이 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