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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이한나무 Oct 12. 2021

인테리어와 글쓰기

<Restart up>#2


© nolanissac, 출처 Unsplash


다시 글을 쓰기 시작하기로 결심하고 21일이 지났다. 그 시간을 보내고 나니 어느새 아직 어두운 새벽의 시간을 맞게 되었다. 꽤 이른 시간 눈을 떠서 나가도 환하기만 했던 아침이 잦은 비와 낮아진 온도로 축축하고 서늘해졌다. 


이만큼의 시간이 지나가는 동안 여러 번 글을 쓰고자 시도했다. 글은 엉덩이로 쓴다는 말을 꽤나 설득력 있게 받아들인 바 있어 자리를 잡고 쓰고자 했던 그 무엇을, 어떻게 써 내려갈 것인가를 생각했다. 그렇게 흰 바탕화면만을 한참 바라보다가 창을 닫기를 여러 번, 이제야 두 번째 글을 쓴다. 


글을 다시 쓰고자 노력하면서 지금 내 상황과 수준에 맞는 깨달음을 얻는다. 엉덩이로 쓰는 게 맞긴 하지만, 엉덩이를 붙인 채 멍을 때리며 머릿속 생각이 어떠한지를 점검하고 정리해 보는 시간을 충분히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내게 주어진 온전한 저녁시간은 길어야 2시간이라는 생각에, 업무 정리와 기타 해야 할 것들을 쳐내고 나면 더더욱 부족해지는 시간 안에 한 편의 글을 쓰려 했던 것이 지나친 자신감과 바람이었다는 것이다. 


그렇게 나름의 긴 시간을 거쳐 나의 두 번째 도전기인 'Restart___up' 을 무슨 이야기로 어떻게 써 내려갈 것인지를 정하게 되었다. 아직 인린이(인테리어+어린이) 수준인 내가 매일의 업무 일정 즉 인테리어 공사현장을 누비는 인테리어 업체 직원의 하루에 대해 일기를 쓰듯 써 내려가보고자 한다. 나의 이 위대한 기록이 쌓여 가는 과정에는 인테리어 공정이 어떻게 진행되며, 공정별 기술자들은 무슨 일을 하며, 업체 직원인 나는 무엇을 하며, 겪게 되는 에피소드와 고충은 무엇이 있는지를 넘어 리모델링을 하고자 인테리어를 고민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소소한 팁을 전해줄 수도 있으리라 생각한다. 


가끔 질문을 받기도 했으며 앞으로도 내가 인테리어를 업으로 삼아 배우고 있다고 하면 많이 듣게 될 질문이다.


"인테리어 업체 직원은 무슨 일을 하는 거야?"


사장이 아닌 직원, 이제 만 6개월이 채 되지 않은 인린이 직원인 나의 위치에서 현재 내가 하고 있는 일들을 소개하자면 이렇다. 


'각 공정별 사전, 진행, 사후에 필요한 사항들을 점검하고 준비하고 지원하고 정비하는 일'이다. 


풀어 이야기하자면 각 공정에 필요한 자재를 주문하고, 현장에 배달시키고, 공정 중 부족하면 수급하고, 어느 공정의 영역인지 모를 애매한 부분(이 부분이 은근히 많다)을 공정과 공정 사이 직접 시공하고, 의사소통의 문제나 소비자의 변심으로 인해 작업 내용이 바뀌고 잘못되었을 경우 전문가분들께 사정 설명과 함께 작업을 재지시하고, 이미 공정이 끝나버린 경우라면 직접 다시 시공해야 하고, 그렇기에 각 공정별로 놓치고 지나가는 것이 없는지 각을 세우고 신경 쓰고 있어야 하고, 이전 공정에서 발생되는 폐기물들을 정리해 줘야 하고, 시공 후 작업 부분이 손상되지 않도록 보양해야 하고, 손상이 된 경우 AS 요청 등을 통해 보완해야 하고, 발생되는 소음으로 인한 민원에 대응해야 하고 또 이미 공사를 마치고 마감 후 입주까지 끝난 현장의 소비자로부터 발생되는 AS 요청에 응해야 하고 등등...

우리 업체의 대장 형님(사장)께서 아침 회의 때 자주 하는 말, 


"오늘 할 거 몇 개 없네" 


이 말이 많이 무색할 수밖에 없는 하루가 매일 같이 흐른다.

매일 저녁 내일의 업무를 꼼꼼히 정리하고 확인하고 계획하지만 내일은 내일의 흐름이 있는 법이다. 그 변화무쌍한 내일의 일정을 그래도 조금은 제대로 소화하기 위해서는 오늘의 하루를 잘 정리하며 내일을 계획하는 것이 필수다. 그렇기에 재밌을 수 있다. 


더 다양한 이야기와 한 번에 쏟아내기 버거운 인린이의 하루 기록은 다음 편에 다시 이어가기로 한다. 




필름 공정 이야기 1


필름 래핑 작업, 시트지 작업이라고 생각하면 쉬울 수 있으나 문구점에서 구할 수 있는 시트지와는 질 적으로 많이 차이가 있으니 오해는 하지 말도록 한다.  


필름은 보통 부분 리모델링으로 목공 공정이 필요치 않은 경우가 아니라면 무조건 목공이 선행된 이후 진행된다. 또한 필름은 집 내부의 상/하부 몰딩 및 기존에 사용하던 각종 장의 틀과 문짝, 샤시와 창틀, 방문, 그리고 침대 헤드, 거실 우물천장 등 새롭게 목공으로 제작된 부분을 래핑 하게 된다. 새롭게 제작되어 온 제품이 아닐 경우 대부분 래핑을 하게 된다. 


래핑을 하기 위해서는 필름이 부착되는 모든 면을 깨끗하게 해야 하기에 기존 제품의 부착된 필름을 벗겨내고 면을 사포로 다듬고, 틈이 있는 부분은 메우고, 목재 위에 래핑 할 경우는 프라이머 작업(방수 및 곰팡이, 부풀림 방지) 등을 한다. 그렇기에 필름은 필름을 부착하는 최종의 기술 발휘 이전에 밑 작업이 매우 중요하다. 


참고로 래핑은 샤시든 장이든 집 내부에서 보이는 면만 래핑 하는 것이 기본이다. 부득이 소비자가 원할 경우 샤시 뒷면 또는 장 내부까지 하는 경우도 있다고는 들었으나 견적 비용 상승은 불가피하다.  


필름 공정 이야기 2는 추후 이어서 소개하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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