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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만화아재 Jul 11. 2024

19화-암과 명

19-암과 명


“아그들아.마이 기다렸제이?으하하하”

운전석에 앉은것은

수혁아버지였다



그 꼴을 보자마자

이신은 꼭지가 돌아버렸다.


“아니 이게 무슨….”


“턱”


“잠깐만”

한순간에

화가 치민

이신의 가슴을

살짝 팔로 막으며

수혁이 나섰다.


“아버지.이 차 뭐에요?”


“뭐긴 뭣이여?나의 사랑스런 벤츠제이~

으하하하하”


“빵!빵!”


끝 차선을 차지하고 있는

수혁아버지의 차를 향해 뒷차가

경적을 울렸다.


“워따 지랄은..야들아

싸게 타부러.내가 조오은데 델따

줄팅께”


“형,알겠어.알겠는데

일단 타고 얘기하자.알았지.자~자~”


눈치가 재빠른 수혁이

되도록 이신이 나서지 않게

하려고 애를 써서

둘은 차에 타게 되었고,차는 출발 했다.



“워뗘?아그들아.막.어이?

구름우에 앉은거 같지?

이거시 벤츠란 것이여”


조수석에 앉은 수혁이

화를 억누르며 이야기 했다


“아부지.이거 뭐에요?

벤츠다 뭐다 쉰소리 말고

이거 뭔 돈으로 산거에요?”


“어따.어디 째깐한게 으른한테

윽박을 질러?어이?

뭔 돈은 뭔 돈이여?내가 훔쳤겄어?

내 돈 주고 샀지”


“아부지가 돈이 어딨는데요?

메꿔야 할 빚이 얼만데요!”


“웜마.저그 뒤에 주댕이가 댓발은

쳐 나오신 우리의 영원한 보스.

우리 이신 사장님헌티 말씀 못 들었냐,

아가?”


영문을 모르는 수혁은 뒷자리의

이신을 쳐다 봤지만


분노가 극에 달한 이신은

고개를 숙이고 이마에 손을 짚고 있어

수혁이를 보지 못했다.


“뭔데요?뭐가 어떻게 된건데요?”

다시 아버지에게 묻는 수혁


“아따~우리 위대한 령도자

이신 선상님이 싸악~해결해부렀당께.

이제 빚 없시야.캬하하하하”


“없긴요!!”


뒷자리 이신이 엄청난

괴성을 질렀다


“워매!쓰바 놀래라.애새끼가

쥐약을 쳐먹었나?”


“아버님.이거 진짜 무슨 돈으로

산거에요?빙빙 돌리고

말 장난 치지 마시고

빨리 대답 하세요”


“…….”


이신의 기세가 장난이 아니라

움츠려든 수혁아버지였다.


“아…따.그새끼.성질 하고는..

아 새꺄.중고여.중고”


“그래서 얼만데요?

무슨 돈으로 샀고요!!”


이신은 여전히 성질을 죽이느라

상체를 바짝 숙이고

두 주먹을 까드득 쥐고

땅을 향해 소리쳤다


“에이 씨발!

5천만원!5천만원!

됐냐?씨발?

돈은 씨바.나 헌티 그만큼은

있는거 니한테 다 얘기했잖애!!”


“에이~씨바 좆같네.진짜

머리 피도 안마른새끼가.

기분 좀 내볼라그랬드만!”


“끼이이익!!”


“내려 새끼들아!!

기분 잡쳐서 못해먹겠네”



수혁아버지는

거칠게 갓길에 차를 세웠다


“싸게 내려!

에이~열받아서 진짜”


이신과 수혁은 일단 내렸지만

다시 조수석 문을 연 이신은,

그 문을 잡은채 수혁에게 말했다


“수혁아.미안한데 니네 아부지랑

얘기 1분만 하로 내릴게.좀만 기다려”


“끄덕”

수혁은 말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탁!”


조수석에 타서 문을 닫은 이신


“이 새끼야!내리라고!”


“스윽~”


수혁아버지를 향해

고개를 천천히 돌린 이신.


그 표정이 금방이라도 뭔 일을

저지를것 처럼 서늘했다


“아버님.그 돈은

다 쓸데가 있는 돈입니다.

이딴데 쓸 돈이 아니에요.

그리고 그 돈 쓰면 안된다고

말씀도 드렸잖아..”


“니가 뭔디?내 돈인데에!!”

“니가 뭔데?!!”


수혁아버지가 강하게

대꾸했다


“뭡니까?그때는 알았다고

하셨잖아요”


“아.몰라 이새끼야.

그땐 그때고 차가 있어야

어디 돌아댕길거 아녀!”


“턱”


조수석 암레스트에

팔을 올리고

상체를 수혁아버지에게

들이민 이신이 말한다


“좋습니다.맘대로 하세요.

그럼 저도 법무법인에 선금 준거

빼고 의뢰 취소하죠.

계약에 따라 반밖에 못 받겠지만

아버님이라는 불안 요소를

제거하는데 그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뭐,뭐야?이새끼야?”

이신과 멀어지려고 상체를 창측으로

뺀 채 수혁아버지가 이야기 한다


“이제 자택문제와 메꿔야 하는

채무 문제.전부 아버님이

알아서 하세요”


“이…이 새끼..가…”

뭘 어쩌질 못해

겨우 욕만 뱉는 수혁아버지였다


“그럼 건승 하세요”


“덜컥”


이신은 차에서 내렸다


약간 떨어진데 서 있던

수혁에게 간 이신


“수혁아,미안한데 넌 지금 아버지

모시고 같이 가.

내가 이야기 잘 했으니까

지금 이 길로 저 차 파실거야.

근데 팔기 싫다 혹시

그런 소리 하시면

그렌져 사도 된다고 말씀드려.

대신 중고로,

알았지?”


“그렌져는 왜?아버지.지금

하는 일도 하나 없는데

차가..아니 그렇게 좋은차가

왜 필요한데?”


수혁이는 말을 하던중에

부아가 치민듯 차 문을 열고

따지려고 했다.


“수혁아.나도 좀 살자.

너까지 그러지마…


나 솔직히 니네 아버지 너무

힘들다.


제발 시키는대로만 해.

그리고 가는 길에

어차피 내가 돈도 줘놨잖아.

난 색깔이고 뭐고 그런거

안따질테니까 우리 탈 차도

하나 사.너무 고물이라서

수리 하러 댕기다

볼일 다 볼 그런거 말고..”


“뭐야?형은 안 봐도 돼?”


“어.니 좋은대로 사.그건.

그럼 부탁 좀 할게..

난 갈게”




그렇게 둘은 헤어졌고

집으로 향하는

택시안에서 이신은

고민에 빠졌다.


수혁이에게 받은 은혜.

그 은혜의 근원이 사실은

수혁이 아버지의 돈이였다.


그렇지만 인간은 변하지 않는다.


앞으로도 저런식으로

이신에게 해만 끼칠것이

자명했다.


그렇다고 수혁아버지를

내친다면 수혁이는 자동으로

잃게 되는것이다.


도저히 답이 나오질 않았다.

97년으로 돌아와서도

이렇게 해결 못할 일이 생기다니…

싶은 한탄만 나왔다.





















“아들내미 왔나?이거 

좀 봐봐래이!”


엄마의 안방에 설치된

컴퓨터 앞으로 이신을

잡아끄는 어머니였다.


“왜?뭔데?”

젊고 생기 넘치는 엄마를

이신은 보기만 해도 좋았다.

싱글거리며 엄마가 가리키는

화면을 보았다.


“톡”

“톡”

“톡”


“쪼매만 있어 봐래이~아따 마..

늙어빠져가 손이 내맘대로 안 움직인데이..

요래 요래 해가가…”


“자!봤재?

이거 봐래이.인자 콤푸타로

가계부를 쓰는기라.

요요~요게 봐봐라.

더하기 해가가 합계도 내준데이.

어띠이 신기한동

(어찌나 신기한지)

오호호호”



“우와~진짜 신기하네에~”


“아따나 다 이기 우리 귀한

아들내미 때무이다.한분(한번) 안아보자”


“아유~이게 다 우리 어무이

때문이지”


서로 얼싸 안은 모자가

방안에서 신이나 빙빙 돌았다.


수혁아버지 때문에

받았던 스트레스가 어느새

다 날아간 이신이였다.


“오호호호.콤푸타 카는기

이리 재밌는줄 몰랐데이..

첨에는 천지 전부 영어고

답답하기만 했었는데”


“우리 엄마 대단하십니다!

진짜 대단해”



“안그래도 학원 선생님이 

맨날 천날 잘한다 카긴 칸다.오호호호”


엄마가 잘난척 하는 듯한

포즈로 머리를 휙 날리며 너스레를 떨었다


“엄마.우리 또 맛있는거 먹으러 갈까?”

“참말로?!!”


“뭐 먹을래?이젠 스테이크 이런거 먹으러

갈까?”


“야야~그런거는 나는 취미가 없고

내 먹고 싶은거 있다”


“뭔데?”


“요 동네에서 쪼매 떨지긴(떨어지긴) 했는데

사부작 사부작 걸어가마 된다.

고게 할매가 하는 칼국수집 있는데

내가 이때꺼정 거게(거기)갈 시간조차

없어가 못 갔다 아이가.

한분씩 생각나드라만도..

거나 가자.야야”


“아.왜~비싼거 먹어,엄마”


“됐다 마.내가 지금

그기 묵고 싶다 안카나.

이래 쌀싸알 할때

그 뜨끈한 칼국시 무마

속이 화악 풀린다.

아따나..이야기 하는데

막 입에 춤(침)이 다 고이네.

퍼뜩 가자”




















엄마의 안내를 따라

왔더니 정말

허름한 가게가 있었다.


하얀 알루미늄 샷시문을

여느라 손이 너무 시려웠다



“어따나~아지매.오랜만이네?”

“아이고~잘 계싰어예?

바빠가 오늘에나 와보내예”

“우째?아들인가?”

“아~예.우리 아들입니다

“아따나.인물이 훠언하네”

“오호호.그렇지예.

우리 칼국수 두개 주이소”


그렇게 주문을 하고

얼마 안가 빠르게

칼국수 두그릇이 나왔다.


난로 하나에 의지해

서늘한 가게 안이라

칼국수의 김 때문에

상대방 얼굴이 잠시간

잘 안보일정도 였다.


“아따 맛있겠데이.

야아.퍼뜩 무봐라”


“엄마.먼저 드셔야지.하하”


“그래.그기 맞긴 맞제?호호”


“후루룹”


“캬아~아따나 이 맛이지.

참말로 맛있데이.

퍼뜩 니도 무라”


“후루룹~”














그렇게 이신 모자는

순식간에

칼국수를 해치웠다


“아따나~정신 없이 뭇데이”

“어떠노?니 입이도 맞나?”

“응.엄청 맛있는데?특히 이 김치도

맛있어”

“캬~역시 내새끼네.

이 맛을 아네.

김치 이기 진국이지”


“엄마”

“와?”

“근데 나 엄마한테 부탁하나 있는데”

“부탁.해봐라.우리 아들내미 부탁이마

내가 몬해줄기 뭣이 있겠노?”

“하하하.감사합니다”


이신은 잠시 머뭇거렸지만

말을 이었다.


“엄마.내가 점포를

봐놨는데 곧 계약 할거 같애”


“뭐?점포라이(라니)뭔 소리고?”


“그 가게를 계약하면

엄마가 그 가게를 좀

봐줬으면 좋겠어”


“이기 이기 무신 자다 봉창

뚜디리는 소리고?나는

부탁이 있다 캐서 하드 사돌라

카는줄 알았디만도,

가악중에(갑자기)

점포는 뭔 소리고,계약은 뭔 소리고?”


“엄마,그 아까 보여준

컴퓨터 가계부 있잖아.

그런거 쓸 수 있는 그런 가계야”


이신 어머니가

갑자기 눈빛이 바뀌며,

이신의 두손을

확!붙들고 물었다


“뭣이라꼬?콤푸타로

돈 번다 캤던기 이기가?

무신 점빵인데?”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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