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겪어보지 않은 일에는 쉽게 공감하지 못한다.
이해는 해보려 애쓸 수 있지만, 같은 마음을 느끼는 건 또 다른 일이다.
아무리 설명을 덧붙여도, 경험하지 않은 일은 감정으로 받아들이는 데에 한계가 있다.
살다 보면, 자신의 경험과 기준을 절대적인 것으로 여기는 사람들을 만난다.
타인의 감정을 그 틀에 맞춰 해석하고, 때로는 단정 짓는다.
몸이 아프다 하면 “그 정도면 참아야지”라고 말하고,
마음이 힘들다 하면 “예민해서 그래”라고 넘긴다.
자신은 견딜 수 있었으니, 남도 그래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하지만 고통의 강도는 사람마다 다르다.
같은 통증, 같은 상황이라도 누군가는 참을만하다고 느끼고
다른 누군가는 견디기 어려운 고통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감정도 마찬가지다.
어떤 말에 아무렇지 않은 사람도 있지만,
그 말 한마디로 깊은 상처를 입는 사람도 있다.
다르게 느낄 수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는 태도는
타인을 쉽게 오해하고, 때로는 다치게 만든다.
물론, 감정을 듣는 입장도 쉬운 일만은 아니다.
누군가의 이야기를 계속 들어주는 데는 에너지가 필요하고,
자기 삶조차 버겁게 느껴질 때는 타인의 감정이 부담스러울 수 있다.
그래서 말하는 사람도, 듣는 사람도
각자의 이유로 지쳐 있을 수 있다.
공감은 의무가 아니고, 감정표현도 언제나 환영받을 수는 없다.
그렇기에, 서로를 탓하기보다는
단정하지 않고, 조심스럽게 말하고 듣는 태도가 필요하다.
모르겠다면 침묵이 나은 선택일 수도 있고,
그저 가볍게 고개를 끄덕여주는 것으로도
어떤 마음은 위로받는다.
누군가는 해결을 바란 게 아니라
그저 마음의 무게를 잠시 덜어내고 싶었을 수도 있다.
말은 소통의 도구이기도 하지만,
그보다 먼저 마음의 출구이기도 하다.
겪어보지 않은 일 앞에서
우리는 조금 더 조심스럽고,
조금 더 겸손할 수 있었으면 한다.
그 조심스러움이 결국
서로를 덜 상처 입히는 방향이 될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