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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r 김나영 Apr 27. 2021

17 <텔레파시 훈련하기>

아무 걱정도 없던 대학교 신입생 시절에는 같은 학과 친구들과 괜히 교정을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수다로 웃음꽃을 피우곤 했습니다.

그 무렵 나는 당장 취업을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여유로움 속에서 역사와 철학 또는 문학서적을 방대하게 두루 섭렵하고자 했습니다.

그것의 일환으로 심리학이나 다소 신비로운 초자연적(?) 영역에도 많은 관심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프로이트의 정신 분석학은 물론 융의 꿈의 해석을 비롯해 지은이의 이름은 잊었지만 어느 일본 작가가 쓴 <과학으로 풀어보는 氣와 도의 세계>라는 책을 흥미롭게 읽었고, 텔레파시와 영감 그리고 잠재력과 마인드 컨트롤 등에 관해서도 상당히 깊게 심취해 있었습니다. 

내가 이런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그런 여러 가지 이유로 인해 나의 상상력은 오히려 아주 어린 시절보다도 훨씬 무한하게 커질 수 있었고 그때부터 나는 우주에 정말로 신비로운 어떤 힘과 에너지가 작용하고 있다는 것을 믿게 되었다는 것을 말하고 싶은 때문입니다.

나도 계속 스스로 발굴하면 능력이 계발될 거라 여겨졌고, 초능력자까지는 아니더라도 그 에너지를 알고 삶 속에서 좋게 활용해 보고 싶다.라는 조금은 엉뚱한 생각을 했습니다.

지금이야 그래도 많은 사람이 기(氣)에 대한 여러 과학적 입증들을 통해 그것을 믿고 가깝게 받아들이게 되었지만 그 당시만 해도 나는 친구들 사이에서 별걸 다 아는 애야.라는 다소 빈정거리는 소리를 들어야 할 정도로 氣라는 것이 그들에게는 전혀 관심의 대상도 되지 못하는 영역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날도 날씨가 하도 좋아 친구들과 교정을 배회하던 중이었습니다. 나는 그들에게 무언가를 입증하고 싶었고 반쯤은 재미 삼아 (실은 나 자신조차도 반신반의하는 가운데) 친구들과 내기를 하게 되었습니다. 

“얘들아, 내가 저기 계단을 올라가는 저 멋진 선배-그는 당시 여대생들에게 인기를 누리던 총학생장이었습니다-를 하나, 두울, 셋! 하면 우리 쪽을 돌아보게 할 수 있는데......” 

“어, 정말? 진짜로 그러면 우리가 너 점심 사준다.” 

“나, 아이스크림도 먹고 싶은데?” 

“그래, 그래 다 사줄게.” 

친구들이 그렇게 후하게 말할 수 있었던 것은 그들의 생각에 내가 절대로 그럴 수 없다는 것을 확신하고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나는 그 선배의 뒷모습을 보며 아주 짧은 순간 집중된 마음으로 <제발, 돌아봐주세요. 꼭 그럴 거라 믿어요.>라고 빌면서 하나, 두울, 셋! 하고, 그가 절대로 들을 수 없는 작은 목소리로 나지막하게 외쳤습니다.

선배의 얼굴이 손톱만큼 작아 보일 정도의 먼 거리였습니다.

마치 마법사가 주문을 걸 때와 똑같이 진지했습니다.

아, 그런데 정말로 한 치의 오차도 없이 바로 그 순간에 그 선배가 우리 쪽으로 얼굴을 휙, 하고 돌리는 것이 아닙니까.

친구들은 물론이고 저 자신도 무척 놀랬습니다. 

텔레파시라는 것이 정말 통할 수 있다고 믿고는 있었지만 막상 그렇게 되고 보니 신기하기 이를 데 없었습니다. 그 날, 나는 친구들에게 맛있는 것을 얻어먹게 되었습니다. 나의 친구들 중에는 나처럼 텔레파시에 대한 믿음을 새롭게 갖게 된 친구도 있었지만, 에이, 우연의 일치일 뿐이야. 라며 여전히 텔레파시에 대해 믿고 싶어 하지 않는 친구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친구들과는 상관없이 나는 더욱 확신을 가지고 다른 상황에서도 텔레파시를 보내는 연습을 하게 되었습니다.


요즘에도 텔레파시는 나의 삶 깊은 곳에 자리하고 있음을 느낄 때가 많습니다. 한 동안 연락 없이 지내던 친구가 문득 떠오르고, 잘 지내는지 궁금해하는 순간 그 친구에게서 별안간 반가운 전화가 왔었던 것을 수없이 경험했습니다. 그 친구도 내가 갑자기 생각이 나고 많이 보고 싶어 지더라는 것입니다. 

또, 자주 연락하는 사이라도 내가 전화를 하면 그쪽에서도, 어! 나도 지금 전화하려던 중인데. 라며 오히려 신기해하는 것을 자주 발견합니다.


내가 아는 어떤 부부는 아내가 그 날 저녁 식사의 메뉴로 된장국을 끓이려고 준비를 하고 있는데, 남편이 전화를 걸어 “여보, 오늘은 당신이 끓여주는 구수한 된장찌개가 먹고 싶은데.”라고 하고, 또 어느 날은 아내가 김치찌개를 이미 끓이기 시작했는데 남편이 역시 전화를 걸어서 “나 얼큰한 김치찌개가 먹고 싶으니까 끓여놓고 있어. 곧 갈게.”라고 한답니다. 언제나 이심전심 서로의 생각이 통할 때가 많다며 은근히 자신들의 부부애를 자랑하곤 합니다. 

그것이 우연이라 할지라도 수없이 반복되는 것이라면 더 이상 우연이라 할 수만은 없습니다. 분명 그들 사이에는 서로에게 안테나가 고정되어있고 서로에게 사랑이라는 에너지가 담긴 기운을 계속 보내고 있기 때문에, 서로가 텔레파시를 주고받으며 영적으로 교류하는 것이 가능해지는 것입니다. 아마도 사이가 좋은 부부라면, 그리고 서로 딴생각을 하고 있는 부부가 아니라면, 척하면, 착. 하는 정도의 감지 능력들을 서로 가지고 있을 것입니다.


서로의 생각이나 상황을 육감적으로 알게 된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런데 바로 그 육감이라고 하는 것이 우리의 오감을 벗어난, 기운의 작용이나 텔레파시와 같은 초감각적 영역을 말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생활 속에서 이미 경험하고 있으면서도 막상 그런 일은 현실과 결부시켜 생각하려 들지 않습니다. 그것은 초자연적인 일이 아니라 바로 우리 곁에서 언제나 존재하고 얼마든지 사용 가능한 에너지 체계인 것입니다. 평생을 살면서 아예 모르거나 알아도 믿지 않거나 어느 정도 믿는다고 해도 자신의 삶에 플러스적으로 활용해보지도 못하는 사람이 대부분일 것입니다.


다른 일에 몰두하는 중이라 특별히 누군가를 생각한 것도 아닌데 그 누군가가 느닷없이 그리워지면서 가슴이 애틋하게 저미어오는 순간, 그가 당신을 몹시 그리워하고 있다는 것을 믿으십시오. 전화기 앞에서 그에게 전화를 걸까 말까 망설이는 순간에도 그 사람 또한 당신에게 전화를 할까 말까를 고민하고 있다는 것을 믿으십시오. 아마도 누군가를 많이 사랑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그러한 느낌을 경험한 적이 있을 것입니다. 

이러한 믿음이 서로에게 확고하게 굳어져 있는 연인들이라면 서로가 사정으로 인해 오랫동안 멀리 떨어져 있게 되어도 불안해하지 않고 편안한 마음으로 서로에 대한 그리움을 또 다른 사랑의 방법이라 생각하며 견딜 것이고, 헤어져 있는 것 자체를 즐길 수 있게 될 것입니다. 

당신이 먼저 그를 생각함으로 해서 그가 당신을 생각하게 된 것이든, 그가 당신에게 보낸 마음을 전해 받고 당신이 그를 그리워하게 되는 것이든 간에, 그 순간에는 당신과 그 사람의 주파수가 단 두 사람 사이에만 교류하고 있다는 것을 믿으십시오. 그래서 그를 많이 생각하면 할수록 그 사람도 당신을 많이 생각하게 된다는 것을 또한 믿으십시오. 계속 텔레파시를 주고받는 것, 그것이 바로 사랑이기도 한 것입니다.


전화를 영어로 telephone이라고 하고 망원경은 telescope라고 합니다. tele-라는 어원은 <멀리>라는 뜻을 기본적으로 가지고 있습니다. 텔레비전(television)처럼, 텔레파시(telepathy)에도 똑같은 어원인 tele라는 말이 들어 있습니다. 그러므로 텔레파시도 우리가 도달할 수 없는 실제적인 거리상의 먼 곳은 물론이고 3차원적인 곳과는 다른 영역이기에 왠지 멀게만 느껴지는 어떤 것, 어떤 사람과의 영적인 교류 또는 고도의 인지 감각을 의미하기도 하는 것입니다.


텔레파시라는 것은 대단히 영적 감각이 발달한 초능력자들만의 것이 결코 아닙니다. 그것에 대한 관심과 믿음을 갖고 활용하려는 사람들 모두의 것입니다. 그리고 훈련을 계속할수록 더욱 계발이 되어서 보다 빠르게 그리고 보다 많은 사람들과 사랑의 마음을 나눌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일일이 만나거나 전화를 하지 않아도 텔레파시를 통해 서로를 느낄 수 있게 됩니다. 

전화선의 회로가 많이 깔려 있을수록 전화가 잘 연결되듯이 우리의 뇌 속에 양질의 전화선과 같은 연결 회로를 많이 설치하면 보다 선명하게 상대와 마음을 나눌 수 있게 될 것입니다. 특히 공명의 원리를 이용하여 서로 맑고 옳은 쪽으로의 주파수를 같게 해서 뜻을 같이하면 큰일도 함께 이루어 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멀리 있어도 서로를 느낄 수 있다는 것이 생각만 해도 영화처럼 정말 멋지게 여겨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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