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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r 김나영 Apr 27. 2021

21 <의식의 성장, 엄마가 먼저... >

자식을 사랑하지 않는 부모는 없습니다. 그래서 이 세상에는 자식을 너무도 사랑한 나머지 자식을 위한 일이라면 무슨 일이라도 하려는 부모가 참으로 많습니다.

무럭무럭 잘 자라라고 맛있는 음식도 골고루 섭취하게 하고 어디서나 반짝반짝 빛나라고 좋은 옷과 신발을, 비록 빠르게 자라서 얼마 입지 못할지라도 우선은 고급으로 사서 입히고, 신기고 합니다.

두뇌가 성장한다거나 키가 쑥쑥 자라게 한다는 영양식품에는 귀가 번쩍 뜨일 정도입니다.

게다가 아이들이 자라면서 요구되는 공부 및 예능의 실력이 쌓이라고 많은 비용을 들이는 것을 아끼지 않습니다.

형편이 안돼서 그렇게 못해주는 엄마들은 마음으로 늘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살아갑니다.

아이들에게 그렇게 해주는 것만이 부모의 도리라 생각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과연 그렇게 하는 것만이 진정 자식을 사랑하는 길이고 부모의 할 도리를 다 하는 것이 될까요.

그 모든 것을 다 해준 아이인데도 비뚤게 자라거나 심약한 사람이 되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요.

아이들의 심성 발달을 위한 노력은 그에 비해 얼마나 하고 있을까요.

마음이 밝고 맑아서 세상을 살아가는 진정한 힘이 되어줄 <의식의 성장>을 위해 엄마들은 과연 무엇을 하고 있을까요. 

그나마 여러 가지 열린 교육적 프로그램을 동원하여 아이에게 좋은 것을 느끼며 자랄 수 있도록 하려는 엄마들이 조금씩 늘어나고 있기는 합니다. 그런 엄마들은 그래도 의식이 조금이라도 깨어있기 때문에 그렇게 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엄마들의 의식이 먼저 깨이지 않고서 남들이 하는 것이 그저 좋아 보여서 막연히 따라 하게 된다면 고상한 척 흉내 내기하는 것에 불과합니다. 자칫하면, 오히려 그것의 한계에 부딪혀 큰 성과를 기대하기도 어렵거니와 어설프게 아이에게 헛바람이나 심어주는 꼴이 되어버릴 수도 있습니다.


어려서부터 아이들이 스스로 철학하기를 할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는 엄마들이 어떤 사람들일까요.

수준 높은 환경에서 자란 엄마들이나 나름대로 학식이 꾀나 있는 엄마들만이 아이의 의식성장을 위해 더 잘 도울 수 있는 걸까요.

배움이 부족한 엄마들은 절대로 할 수 없는 것일까요.

그것은 분명 아무나 할 수는 없는 것이지만 또 반면에 누구라도 할 수 있는 것이기도 합니다.

단, 먼저 자신의 의식을 성장시키려고 이런저런 노력하는 엄마들만이 그것을 할 수 있습니다.


엄마가 먼저 진정한 사랑과 마음의 평화를 깨달아야 아이에게 그것을 전해 줄 수 있습니다. 깨달음을 얻은 엄마는 사물에 대한 통찰력이 올바르게 정립되므로 자식이 옆길로 가지 않도록 길잡이가 되어 줄 수 있습니다. 그렇지 못한 상태라면, 게가 자신은 옆으로 가면서 자식에게 엄마처럼 똑바로 걸어야 한다고 말하는 것과 같습니다.


아이들의 발달과정에는 유난히 모방성이 강한 시기가 있습니다. 그래서 아이들은 아빠의 흉내를 내며 신문을 읽거나, 담배를 피우는 시늉을 하기도 하고 심지어는 엄마와 다투는 것을 흉내 내는 소꿉놀이를 하기도 합니다.

엄마와 엄마의 친구들이 천박하거나 저급한 의식 수준에서 나누는 이야기들을, 옳은지 그른지에 대한 분별력도 없는 상태에서 흥미롭게 듣고 마음에 담아 두었다가 목소리까지 흉내 내며 자랑스럽게 말하는 아이를 보면서 그 아이가 갑자기 왠지 멀게만 느껴졌습니다. 그 아이는 몸만 조그만 아이였지 생각은 이미 때가 묻은 어른처럼 여겨졌기 때문입니다. 어른이 순수함을 잃게 되는 것도 안타까운 현실인데 순수함을 너무도 일찍 잃어버린 것 같은 그 아이가 안쓰러울 지경이었습니다. 

언제나 돈의 액수로 값어치를 따지고 우리 엄마 가방은 진짜로 명품이라며 아주 거액을 주고 산 것이 자랑스럽다고 여기고 있는 그 아이는 도대체 누구의 영향을 받아서 그렇게 된 것일까요. 그것은 당연히 그 아이의 엄마 때문입니다.

그 아이의 엄마는 자신의 아이를 애늙은이 혹은 애어른으로 만들어 놓고도 아무런 자책감도 느끼지 않습니다.

그런 엄마들은 영악하다는 것과 영리하다는 것조차 구분조차 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엄마들이 진정 자녀에게 미안하게 여겨야 하는 것은, 스스로가 좋은 본보기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 바로 그것입니다.


그러므로 의식이 제대로 서지 않은 엄마들이 아이를 망치게 된다는 사실을 깊이 깨닫고 어떠한 방법으로든 엄마들이 먼저 의식을 성장시키도록 해야 합니다.

그것이 제대로 되어있지 않아서, 예를 들면, 자신이 열등감에 사로 잡혀있는 것도 모르고 아이를 위한다는 명목 하에 자신이 이루고자 하는 것을 아이에게 강요하고 있는 엄마들도 있고, 스스로 마음 다스리기도 제대로 못해서 자신의 분풀이를 위해 아이에게 부당한 체벌을 하는 엄마들도 있습니다.

또한, 어떤 엄마들은 자신의 승부욕을 위해 엄마가 대신 공부를 해주다시피 해서 아이의 머릿속에 강제로 지식을 구겨 넣어 놓고는 1등을 했다고 동네방네에 은근히 자랑하고 다닙니다. 

그렇게 자란 아이는 스스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얼간이처럼 되어 그 어떤 능력이나 창조력을 발휘할 수도 없거나 사회에서 아무런 쓸모도 없는 인간이 될 수도 있고, 나중에는 부모에게조차 짐이 되어버릴 수도 있습니다.

부당한 대우 속에서 삐딱하게 자란 아이가 훗날, 가슴을 치며 후회하게 될 일을 저지르는 사람이 된다는 끔찍한 사실을 안다면 엄마의 의식 수준과 행동양식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를 신중하게 되짚어봐야 할 것입니다. 

아이에게 비뚤어진 경쟁심만 알게 해 놓고, 동심(童心)과 자립심, 그리고 너그러움을 간직하도록 도와주기는커녕, 아이가 어른들의 세계에서 배우지 말아야 할 것들을 먼저 배워버리게 만들어 놓은 엄마가, 정작 자신이 잘못을 저지르고 있었다는 사실조차 느끼지 못한다는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입니다.


친하게 지내면서도 늘 비교하며 속으로 늘 품고 있는 엄마들의 경쟁심 때문에 결과적으로 도구가 되어버린 아이들은 이긴 아이나 지게 된 아이 모두가 인생에서 과연 얼마나 성공적인 삶을 살게 될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상대적 우월감이 만들어낸 자만심이나 상대적 열등감이 빚어낸 비굴함은 모두 인성발달에 뿐만 아니라 사회 속에 적응하는 데 있어서도 좋지 않은 요인이 될 것입니다.

그런 엄마들은 자신이 아이에게 얼마나 악영향을 끼치는지 정말로 알지 못하는 것일까요. 적어도 아이의 엄마라면, 무슨 일이든 아이의 내면의 욕구를 깊이 파악하고 아이가 진정으로 하고 싶어 하는 것을 스스로 기쁘게 할 수 있도록 도와 주워야 하는 것입니다. 또한 올바른 가치관이 무엇인지도 가르쳐주어야 합니다.


어려서도 아이는 스스로 많은 책을 읽고, 많이 사고하고, 많이 상상할 수 있어야 합니다. 무엇이 진정 가치 있고 아름다운 것인지를 볼 수 있는 마음을 키워 주어야 합니다. 그리고 어려운 일이 생겨도 슬기롭고 유연하게 대처해 나갈 수 있는 저력(底力) 있는 아이로 자라나게 해야 합니다. 그렇게 만들려면 야단이나 강요로는 일시적인 결과 밖에는 얻을 수 없습니다. 그런 것이 옳다는 사실을, 그리고 그런 모습이 아름다운 것이라는 사실을 어른들이 본보기로 보여주어야 하는 것입니다.


고마움을 아는 엄마의 자녀가 남에게 무례하지 않은 사람이 됩니다. 교양이 있는 엄마를 보고 자란 아이에게 품격이 갖추어지기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바람 든 무(무)가 맛있다고 여기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엄마가 허영과 허황된 욕심으로 바람이 잔뜩 들어있는데 어떻게 아이가 실하고 탄탄하게 자랄 수 있을까요. 

엄마의 마음이 이리저리 흔들리지 않고 굳건하게 기다려줄 수 있어야 아이가 제대로 뜻을 세울 수 있게 됩니다.

엄마의 눈치를 보며 따라 하기 좋아하는 아이들이기에 엄마가 잘못된 가치관으로 마음이 요동치면 아이도 갈팡질팡하다가 앞길이 오히려 망가지게 되는 경우를 나는 아주 많이 보았습니다.


자식에게 비록 물질적으로 넉넉한 재산을 물려주지는 못했을지라도 평생을 욕심 없는 깨끗한 삶과 밝고 긍정적인 모습으로 세상 사람들에게 너그러운 사랑을 실천하며 매일매일 성실하게 사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그래서 자식들이 은연중에 보고 배우게 함으로써 그들의 자식이 세상에서 진정 가치 있는 일을 하며 귀하게 존중받는 사람으로 살도록 하는 부모가 그래도 아직은 많이 있기에 참으로 다행스럽게 여겨집니다. 

세상을 밝고 아름답게 빛내는 사람들에게는 반드시 그 뒤에 훌륭한 부모가 있었음을 우리는 과거의 역사 속에서 무수히 많이 보아왔습니다. 

부모들, 특히 엄마들이 먼저 제대로 성장해야 합니다.

진정한 어른으로 거듭나야 합니다. 영혼과 의식이 상당 수준으로 성장하도록 끊임없이 노력해야 합니다. 

그래야 그것이 아이들에게 전해져서 우리의 미래가 밝아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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