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g 2의 합병(4)
항공사 합병과 바이든 정부의 반독점법(Anti-trust law)
Forbes(2023)에 따르면, 미국의 LCC인 제트블루(JetBlue)는 두 가지의 반독점 소송으로 정부와 다투어 왔다. 하나는 아메리칸항공과의 북동부 동맹(Northeast Alliance)이고, 다른 하나는 스피릿항공(Spirit Airlines)과의 38억 달러(한화 약 4조 8천억 원)에 상당한 합병이다.
정부 규제 당국은 제트블루와 아메리칸항공의 북동부 동맹이 경쟁을 저해하고 요금 인상으로 이어져 반독점법을 위반했다고 주장한다. 미국 지방법원은 아메리칸항공과 제트블루가 북동부 시장을 분할하여 “치열한 경쟁의 관계를 광범위한 협력”의 관계로 대체하면서 반독점법을 위반한 것으로 판결했다고 한다.
항공 및 기술 산업은 소수의 회사가 지배력을 행사하면 소규모 기업의 도전이 어려워지는 특성이 있다고 평가한다. 반독점법을 적극적으로 적용하는 이유다. 미국 법무부는 제트블루와 아메리칸항공의 제휴가 유지되면 경쟁이 감소하여 여행객들은 연간 수억 달러의 비용을 지출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국은 항공사 간의 합병으로 대형 항공사의 수가 크게 줄었다. 2010년 델타항공과 노스웨스트항공이 합병했다. 2012년은 유나이티드항공과 콘티넨털항공이 합병했다. 그리고 2013년에는 아메리칸항공과 US Airways가 합병했다. 대형 항공사의 합병으로 여행자의 선택권이 줄었다. 한·두 개의 항공사가 지배하는 허브공항에서 이러한 대형 항공사의 합병은 여행자의 선택권을 심각하게 침해한다.
제트블루의 스피릿항공 인수에 대해서도 미국 법무부는 경쟁이 감소할 것을 지적했다. 특히 항공료를 절약하기 위해 스피릿항공에 의존하는 소비자들에게 피해를 준다고 주장한다. 제트블루의 스피릿 인수 역시 차단하기 위해 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Forbes가 밝힌 위의 사례들을 종합해 보면, 바이든 정부는 항공 및 기술 대기업 간의 합병이 경쟁을 저해하고 소비자 이익을 침해한다고 판단하고 반독점법을 적극적으로 적용하고 있다. 바이든 정부의 법무부는 아메리칸항공과 제트블루의 북동부 동맹이 항공산업의 경쟁을 저해했다는 사유를 들어 동 제휴를 종료하도록 판결했다. 또한 제트블루의 스피릿 항공 인수 역시 같은 사유로 소송을 제기했다.
미국 법무부 장관 Merrick B. Garland는 제트블루와 스피릿항공의 합병으로 인해 수천만 명의 여행자가 비싸진 요금과 줄어든 선택권으로 피해를 볼 것이며, 초저가 항공사인 스피릿항공에 의존하는 승객들이 가장 큰 영향을 받는다는 우려를 표명했다고 한다.
대형 항공사 간의 인수·합병으로 인해 미국 내 대형 항공사의 수가 크게 줄어든 것에 대해서도 미국 법무부는 항공 소비자의 선택권이 제한된 것으로 인식하고 대형 항공사 간의 인수·합병을 부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다.
대형 항공사 간 합병을 바라보는 미 법무부의 이러한 1) 경쟁 저해, 2) 소비자 이익 침해, 3) 항공 여행자 선택권 제한, 그리고 4) 대형 항공사의 허브공항 지배력 강화에 대한 우려를 이해해야 한다.
바이든 정부가 경쟁을 저해할 소지가 있는 자국 항공사의 합병(안)에 대해서도 반독점법의 잣대를 엄격히 들이대는데 하물며 외국 항공사의 합병에 대해 소홀히 처리하겠는가? 게이트 및 슬롯* 매각을 약속하며 스피릿항공과의 합병을 추진하는 제트블루의 모습에서 아시아나항공과의 합병 승인을 기다리는 대한항공의 모습이 겹친다. (계속)
* 공항에서 항공기가 뜨고 내리는 시간대를 슬롯이라 한다. 마카오나 라스베가스 카지노에 가면 슬롯 머신(Slot machine)이라는 오락기구가 있다. 지금은 플레이 방식이 바꼈지만 예전에는 동전을 주입구에 넣으며 돈이 안쪽으로 떨어지는 소리를 듣는 재미가 있었다. 그 동전 주입구를 슬롯이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