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침사추이-센트럴-몽콕으로 이어지는 도시본색
영화 ‘중경삼림’의 금성무는 이렇게 말 한다.
“우리가 가장 가까이 스치던 순간에는 서로의 거리가 0.01cm 밖에 안 되었다. 57시간 후, 나는 이 여자를 사랑하게 된다”
당시 아시아의 많은 젊은이들은 이러한 대사에 까무러치듯 열광했고, 홍콩영화는 홍콩여행의 욕망에 불을 당겼다. 그러나 영화의 전성기가 지난 지금 홍콩에서, 저 시절의 낭만을 다시 찾을 수 있을까?
도시의 이름
한해 육천만 명이 찾는다는 홍콩, 처음 만나는 광동어는 영화 속 소리와는 사뭇 달랐다. 광동어는 된소리의 연속이다. 입을 열고 닫고 목소리를 높이고 내리고를 반복해야만 한다. 섹킵메이, 쌈수이포우, 카오룽통, 웡타이신, 몽콕, 록푸 등 발음하기도 벅찬 도시의 이름들은 여행이 끝날 때 쯤이면 입술 위에 붙어 떨어질 생각을 안 한다. 말이 재미있어 더 끌리는 곳, 홍콩의 도시다.
홍콩의 지하철인 MTR을 타고 아무 역에나 내리는 것은 홍콩여행의 백미다. 지하철역 마다 역 이름을 만들어 놓았는데 제각기 색이 다르기에, 수집하듯 사진을 찍는 재미도 있다. 무엇보다 어디에 내려도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게 좋다. 웬만하면 쉬어갈 만한 쇼핑몰이 있고, 역 마다 안내원이 있고, 조금만 걸으면 먹을 곳이 있기 때문이다. 택시를 탄다 해도 다시 돌아오기까지 많은 돈이 들지 않는다는 것도 작은 홍콩만의 매력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