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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맘 요즘 육아 이야기
첫 아기, 첫째를 키울 때는 누구나 모르는 것이 많다. (물론 사람은 모두 다르기에 둘째, 셋째가 생겨도 여전히 모르는 것이 많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산후 조리원을 택했다. 산후 회복이 중요하다는 것도 알고 있지만, 임산부일 때 산후 회복의 중요성은 크게 와닿지 않았다. 골반통을 심하게 겪었지만 출산만 하면 다 괜찮아질 거라는 막연한 생각을 했다. 그 당시 산후 조리원을 가겠다는 선택을 한 이유는 '신생아를 데리고 바로 집에 갈 자신이 없어서'가 전부였다.
막상 산후 조리원에 가니, 아기에 대해 배우는 시간보다 쉬고 잠드는 시간이 더 많았다. 틈틈이 잠을 잤다. 의도한 것은 아니고, 잠이 쏟아졌다. 그래도 모자동실 시간에 기초적인 것들을 배울 수 있었다. 아기를 안는 방법, 기저귀 가는 방법, 모유와 분유를 먹이는 방법 등을 하루 3시간 남짓하는 모자동실 시간에 배웠다. 그리고 퇴소하기 전날 목욕하는 방법을 한 번 실습해 볼 수 있었다. 그렇게 집으로 왔다.
산후 조리원을 나서는 순간, 그때부터 조금씩 고비가 다가왔다. 아기들은 자동차의 진동과 화이트노이즈를 편안하게 느낀다고 한다. 카시트에 타면 대부분 잠들다고 하던데, 우리 아기는 잠들지 않았다. 산후 조리원에서는 한 번도 본 적 없는 얼굴로, 한 번도 들은 적 없는 큰 소리를 내며 울었다. 다행히 집이 멀지 않아 금방 도착했지만 우는 아기를 달래는 방법을 하나도 알지 못한다는 것을 바로 깨달았다.
집에 와서는 태열이 심해졌다. 온도와 습도를 조리원과 비슷하게 맞추었지만 태열은 점점 심해져 온 얼굴에 빨간 뾰루지가 생겼다. 하루 밤 사이에 말이다. 그렇게 산후 도우미 선생님의 출근만을 기다렸다. 첫날 밤은 울 때마다 밥을 먹이며 보내었다. 다음 날 출근한 선생님은 아기에 대해 더 많은 것을 알려주셨다. (감사하게도 좋은 분을 만났다.) 아기를 어떻게 달래고, 어떻게 놀아주는지, 보습은 어떻게 해주면 좋은 지부터 그동안 만난 아기들의 태열 사례까지. 열심히 옆에서 보고 듣고 배웠다.
그렇게 많은 것을 처음 배웠다. 문제는, 그럼에도 모르는 것이 더 많다는 것이었다. 산후 조리원과 산후 도우미 선생님의 설명이 다를 때도 있었다. 가족들에게 물어보아도 상황은 비슷했다. 오히려 가족들이 더 모를 때도 있었다. 내가 어릴 때 먹던 분유는 이미 없어졌거나 종류가 바뀌었고, 내가 고민하는 분유는 엄마가 알지 못한다. 베이비 브레짜 같은 분유 제조기는 오히려 내가 더 잘 알고, 30년이 훌쩍 넘은 집의 환경과 온도 기준은 너무나도 달라져있었다.
그렇다. 의지할 곳은 돌고 돌아 챗 GPT와 제미나이였다. 회사를 휴직하며 당분간 쓸 일이 없을 거라 생각했는데, 오히려 더 많이 사용하고 있다. 회사를 다닐 때는 사내 유료 버전을 사용하고, 집에서는 무료 버전만 사용했다. 그래도 충분했다. 퇴근 후에 AI에게 질문할 일이 그리 많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오히려 육아를 하며 제미나이를 유료 버전으로 업그레이드했다.
혹시 몰라 챗 GPT와 제미나이에게 동일한 질문을 하는 교차 검증까지 거치며 AI의 도움을 받고 있다. 산욕기 회복에 대한 질문부터, 아기의 소소한 행동까지. 부담 없이 물어보고 있다. 챗 GPT와 제미나이는 지난 질문을 저장해 두고 잘 해결되었냐는 다정한 질문까지 덧붙여가며 설명을 한다. 병원에서 추가적인 확인이 필요해 보일 때는 사진이나 영상을 찍어두고 보여주면서 '이렇게' 질문해 보라는 멘트까지 제안해 준다. 든든한 육아 상담소이다.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아프리카 속담이 있다. 요즘 아기들은 전 세계 데이터들과 함께 자라나고 있다.
- 사용 후기
(1) 주로 궁금한 것을 물어본다.
(2) 하소연도 한다.
(3) 말하지 않아도 알아서 챙겨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