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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ric Mar 25. 2020

회사가 직원에게 발표하는 자리, All-Hands

필요 그 이상으로 소통하는 회사

미국에서는 필요 그 이상의 소통을 하는 것을 Over Communication이라고 한다. 예를 들면, 상대방이 알고 있을 거라고 짐작이 되더라도 다시 한번 그것을 언급해서 확실하게 짚고 넘어가는 것이 그렇다. 이곳에서 직장 생활을 하며, 나와 가장 가깝게 일하는 프로덕 디렉터 (우리나라로 치면 기획팀장 정도가 될 것 같다.) 니콜이 자주 애용하는 단어이기도 하다. 한국의 직장생활을 할 때를 돌아보면 확실히 소통이 잦은 편이다. 가끔씩은 이런 것까지 다 공유를 할 필요가 있나 싶을 때가 있기도 한데, 결과적으로 좋은 점들이 훨씬 많았던 것 같다. 그 중 회사 차원에서 직원들을 위해 마련하는 자리 중 하나인 올 핸즈 (All-Hands) 미팅에 대해서 이야기해본다.


회사 차원의 오버 커뮤니케이션, 올 핸즈 미팅

회사에서는 CEO 및 임원단이 주관하는 Monthly, Quarterly All-Hands Meeting을 통해 회사의 미션이 무엇인지 다시 한번 되새기고, 회사의 경영 및 재무 현황, 신규 사업 계획 등에 대해서 직원들에게 공유를 해주고 있다. 이렇게 지속적으로, 그리고 주기적으로 직원들과의 만남을 하는 이유는 두가지인 것 같다. 첫째는 회사가 추구하는 방향을 직원들이 이해하고 자신들의 업무 및 커리어의 목표와 방향을 설정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여기서 회사의 Vision Statement가 꽤 중요한데, 한 문장을 통해 전 사원이 내가 왜 이 일을 하고 있는지 상기 시켜주는 것이다. 내가 일하는 회사의 경우 다음과 같다.


We help people navigate and enjoy life’s biggest moments together.


결혼과 같은 인생의 중요한 순간을 최고의 순간으로 만들 수 있도록 돕자는 의미인데, 참고로 지금 회사의 가장 큰 사업부서는 결혼 관련 업체들과 예비부부들을 연결해주는 중개 서비스이다. 이런 미션은 직원들이 내가 왜 이 일을 하는 지 거기에 맞추어 본인들이 회사를 위해 자신의 역량을 써서 어떻게 기여할 지 생각하도록 만들어준다. 다시 돌아와서, 회사는 All-Hands Meeting을 통해 이를 지속적으로 소통하는 것이다.


미국 직장의 문화 중 하나인 All-Hands 미팅 (사진: Life at Rubrik)


두번째로 회사가 이런 소통으르 하는 이유는 친밀감인 것 같다. 멀게 느껴질 수 있는 CEO와 임원단들을 이 미팅들을 통해 자주 볼 수 있으니 가깝게 느껴진다. 재미있었던 점은 CEO와 임원들의 유머가 어마어마하다는 것이었다. 일단 All-hands 미팅을 시작할 때 CEO는 Joke를 하나 이상 준비해오고, 직원들은 CEO가 마이크를 잡는 순간 이미 폭소를 할 준비를 한다. 그리고 다 같이 웃는다. 임원단들도 마찬가지다. 한 번은 CEO와 임원단들이 춤을 준비해와서 직원들 앞에서 공연을 했는데, 한국에서는 직원들이 임원들 앞에서 춤추는 것만 경험했던 나로서는 이것이 꽤 인상적이었다. 참고로, 이 공연은 크리스마스와 같이 행사가 예상되는 시기도 아니었고 아주 일상적인 All-Hands 미팅 중 하나였다. 직원들의 입장에서는 임원들의 이런 노력과 활동들이 그들의 직급이 주는 무게감이 덜 느껴질 수밖에 없고 그들과 가깝다고 느끼는 것 같다.


매주마다 있는 Weekly Standup

올핸즈 미팅이 전사 차원에서 진행되는 것이라면 좀 더 작은 단위인 Department (우리의 경우 50명 정도 되는 단위이고 팀이나 실 정도가 될 것 같다.) 차원에서 주관하는 미팅도 있는데, 바로 Weekly Standup이다. 매주 1회 20-30분 정도의 시간동안 해당 Department에서 돌아가고 있는 일을 공유한다. 이 미팅의 특징은 단지 현황 공유만 하는 것이 아니라 Shout-out이라는 문화가 있어서 이번 한주 동안 칭찬하고 싶었던 사람을 칭찬하는 자리가 마련되어 있는데, 처음에는 이 문화가 너무 어색했지만 이제는 없어서는 안 되는 좋은 문화라는 생각이 들고 있다. 팀원 간에 서로에 대한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음을 확인하는 시간이고, 이로 인해 신뢰감이 상승한다.


회사 차원에서 이렇게 직원들과 꾸준히 소통하는 모습, 그리고 이것을 즐거운 분위기 속에서 하려는 모습이 처음에는 적응이 쉽지 않았다. 어느 정도 격식이라는 것이 있었던 한국에서의 경험이 있었기에 너무 가볍게 하는 것이 아닌가, 임원들은 왜 이렇게 가벼워보이지 하는 생각도 들었다. 지금 드는 생각은 이렇게 친밀감이 느껴지는 분위기가 일을 하는 데에 있어서 좋은 점이 많다는 것이다. 동료직원 또는 상사와의 소통을 하는데에 있어서도 더 쉽게 다가갈 수 있고, 이것이 일을 할 때에 커뮤니케이션을 더 원활하게 해준다. Over Communication을 해도 전혀 이상하지 않은 분위기를 만들어주는 것이다. 확실하게 짚고 넘어갈 수 있도록 하기 때문에 일도 더 깔끔하게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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