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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ric Jun 08. 2020

디자인 퍼실리테이션을 하며 개발자들에게 생긴 변화들

이전에 프로덕/UX 디자이너의 직함을 달고 디자인 퍼실리테이터가 되었을 때 하는 일에 대해 소개한 바 있다.  다시 정리하자면, Facilitation은 디자인 진행자, 디자인 조력자 정도가 될 것 같은데, 개발자, 프로덕 매니저, 마케터 등 함께 일하는 팀원들이 무엇이 문제인지 다같이 공감하고 사용자 관점에서 해결방법을 '함께' 찾아나갈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이다. 그리고 이 역할은 Build-Learn-Measure 사이클이 빠르게 반복되는 스타트업, 테크 산업에서 개발자, PM, 마케터 등 각 팀원들이 공유된 문제인식을 갖고 함께 배우고 성장하며, 궁극적으로 사용자에게 더 나은, 성공하는 제품 또는 서비스를 만들도록 한다. 


이전 글 "디자인 퍼실리테이터가 하는 일" 보기>>


이 글을 썼던 이유는 두 가지였다. 첫번째는 내가 퍼실리테이터의 역할을 수행하며 얻은 경험들을 글로 정리하는 것이었다. 즉, 내가 나중에 다시 참고할 때 보고자 함이었다. 그리고 두번째는, 이런 좋은 것을 다른 디자이너도 해보기를 바라는 마음에서였다. 같은 이유로, 내가 디자인 퍼실리테이션을 하면서 내가 지금 몸 담고 있는 팀에 생긴 변화들을 적어본다. 


요점부터 적어본다면, 팀원들이 사용자 중심으로 생각하기 시작했다. 디자인 퍼실리테이션을 하게 되면 개발자, PM 등 팀원들과 다음의 주제들을 놓고 정말 많은 시간을 토론하고 이야기하게 된다.


우리의 메인 사용자는 누구인가?

우리가 생각해야 할 두번째, 세번째 주요 사용자는 누구인가?

사용자가 겪는 문제가 무엇인가?

우리가 지금까지 사용자에 대해 조사하며 배운 것은 무엇이 있었는가?

사용자의 Pain Point와 비즈니스의 교집합이 되는 부분은 어디가 있을까?

이런 문제를 해결해줄 수 있는 솔루션은 무엇이 있을까?

우리가 가지고 있는 기술과 개발 속도를 고려할 때 어떻게 솔루션을 적용해야 할까?

이 솔루션을 고객에게 프로모션할 때 어떻게 접근하는 게 좋을까?

이 솔루션이 효과적인지 알기 위해 우리는 추가적으로 어떤 사용자 조사나 정량 데이터 수집을 해야 할까?


이 주제들을 읽어보면 공통점이 한가지 나온다. 모두 사용자에 대한 이해와 그들이 겪는 문제 해결을 목적으로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를 위해 이런 다양한 논의와 토론이 이루어진다.


나는 팀에서 어떤 프로젝트를 시작하고 진행할 때에 그것이 작건 크건, 나와 함께 일하는 개발자, PM, 마케터, UX writer 등과 위에 대한 부분들을 꼭 함께 짚고 넘어가려고 한다. 그리고 이렇게 하면서 팀에서 생긴 변화 중 하나는 팀원들도 마찬가지로 사용자 중심으로 생각하는 모습을 보인다는 것이다. 팀원들이 어떻게 사용자 중심으로 생각하는 모습을 보였을까?



사용자 가치에 대해 관심을 갖는 개발자들이 나타났다.

지금 다니고 있는 회사는 Agile 방식으로 일을 하지만, 내가 입사했을 때에는 디자인 측면에서는 일방향에 가까운 업무 방식을 갖고 있었다. 내가 사용자 경험에 대해 고민을 하고 디자인을 하면 이를 가지고 PM 및 개발자와 디자인 리뷰를 한 후 개발로 들어가는 형식이 주로 많았다. 이 디자인 리뷰 시간에 사용자에게 가치를 제공해주고 있는가에 대한 논의가 많이 되지 않았는데, 특히 개발자의 경우, 개발 업무 자체가 많은 부분도 있었겠지만, 사용자에 대해서 보다는 개발 가능 여부, 개발 기간 위주로만 이야기를 나누었다. 


디자인 퍼실리테이션은 개발자를 포함한 주요 팀원들을 제품의 초기 기획단계부터 참여시킨다. 위에서 언급한 질문들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과정들을 함께 밟아나간다.


그러다보니 생긴 변화는 개발자가 각각의 프로젝트를 왜 진행하고 있는가에 대해 더 깊이 이해하게 된 것 같다. 하나의 중점 문제에 대해 같이 공감을 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문제를 풀기 위한 브레인스토밍이나 스케치 Exercise들을 함께 해나갔다. 그러다보니 최종 디자인을 대하는 태도가 달라지기 시작했다. 이전에는 이건 해당 기간 내에 할 수 있다 없다 와 같은 대답이 왔다면, 이제는 기간, 가능 여부가 아닌 기능 자체에 대해 사용자 가치를 제공하는 지에 대해 이야기를 하게 되었고, 가끔씩은 역으로 더 좋은 사용자 가치를 제공하기 위해 기능 제안을 하기도 했다.


그리고 몇몇 개발자들은 좋은 UX글들을 공유하기 시작했다. 


이렇게 사용자 가치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이 되니, 자연스럽게 개발자와 더 가까워진 부분도 있었다. 같이 있을 때 할 이야기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스케치를 점점 더 잘한다..

디자인 퍼실리테이션을 하며 자주 하는 활동 중 하나가 함께 스케치를 하며 브레인스토밍을 하는 것이다. 팀원들은 대부분 평소에 그림을 그리는 사람들이 아니기 때문에, 이 활동을 처음에 제안하고 시작했을 때에 그리는 것에 대한 크고 작은 두려움을 보였다. 물론 진행자로서, 그림은 도구일 뿐, 잘 그리고 못 그리는 것보다는 생각을 시각화하는 그 행위 자체가 중요하다고 언급했지만 말이다. 


그런데, 이것도 시간을 거듭해 진행을 하다보니 사람들이 그림을 더 잘 그리기 시작한다는 것이다. 물론 화가가 그린 그림처럼 잘 그린다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수단으로서 더 명확하게 이해를 하기 시작했고, 시각화 하는데 있어서 더 두려움 없이 스케치를 활용한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심지어 스케치를 자주하는 나보다 스케치를 훨씬 잘하는 몇몇도 보이기 시작했다.)


대략 이 정도? ㅎㅎ


Ownership을 갖고 일을 더 많이 하는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해당 제품이 자신이 아이디어를 내서 결정이 되었고, 그것이 진행되는 과정이 투명하게 공개가 되어서 그런지, 개발자들이 이전보다 훨씬 더 많이 Ownership을 갖고 일하는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이전에 100이라는 노력을 들여 한 제품을 그럭저럭 괜찮게 만들었다면 120 - 130의 노력을 들여 "잘" 만들려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 부분은 너무 고마운 부분이었다.


참고로, 우리 팀에서는 매주 금요일 팀 올핸즈가 있는데, 여기에서는 칭찬하기 시간이 있다. 나는 이렇게 책임감을 갖고 열심히 디자인을 개발하는 친구들을 칭찬해주었는데, 재미있었던 것은 그 개발자 친구들도 함께 디자인하고 퍼실리테이션을 한 것에 대해서 칭찬을 해주었고, 훈훈하게 마무리 되었다.


정리하며..

퍼실리테이션은 사용자에게 더 좋은 제품을 만들어주는 것을 최종 목표로 삼고 있지만, 이걸 진행하면서 팀 내에에 가져온 긍정적인 변화가 있었기에 더 좋았던 것 같다.



글쓴이 '에릭'을 소개합니다.

5년 전 유학을 와서 지금은 뉴욕의 테크 Scene에서 프로덕 디자이너로 일을 하고 있습니다. 두 아이의 아빠이며 육아와 요리, 교육에 관심이 많습니다.


'비전공자/입문자를 위한, 쉽게 이해하는 UX디자인 개론' 강의를 하고 있습니다.

UX를 전공하지 않은 분들, 학교에서 UX를 막 공부하기 시작한 분들이 쉽고 재미있게 UX분야에 입문할 수 있도록 첫 걸음을 안내해 드립니다. UX와 UX디자인의 본질에 대해서, 10년 동안 이 업계에 있으면서 기업, 스타트업, 테크 회사, 프리랜서 등 다양한 곳에서 실무를 하며 얻은 노하우를 알려드리고 있습니다. UX디자이너가 어떻게 사용자에 대해서 배우고, 문제를 발견하며 솔루션을 만들어나가는지, 개발자, PM과는 어떻게 협업을 하는지 경험들을 대방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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