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사랑은 오래 버티지 못했다
한 소절만으로도 사람을 무너뜨리는 노래가 있다.
어떤 사랑은 끝났지만, 멜로디 속에 여전히 살아 있다.
어떤 노래는 시간을 저장한다. 정확히 말하면, 그 순간의 감정과 온도를 기억 속에 봉인한다. 내가 그 사람과 끝내야만 했던 시기, Will Swinton의 Letting Me Down을 반복해서 들었다. 첫 소절이 시작되면 마음이 먼저 반응했다. 가사 한 줄, 멜로디 한 음이 그날의 밤과 그때의 내 표정을 불러냈다.
“You love me when you’re gone / Hate me when you stay.”
넌 멀리 있을 땐 날 사랑하고, 가까이 있을 땐 날 미워했지
그 말이 너무 나 같아서, 숨을 들이쉬는 것조차 어려웠다.
멀리 있을 땐 그리운 듯하다가도, 내가 다가갔더니 어느새 벽을 세우던 그 사람.
“Try to tell myself I love you / While you throw it all away.”
난 날 사랑한다고 애써 되뇌는데, 넌 그 모든 걸 던져버리고 있었지
나는 끝까지 믿고 버티고 있었지만, 그 사람은 점점 내 마음의 무게를 버려가고 있었다.
음악은 나에게 그런 것이다. 말로 끝내지 못한 감정을 대변하고, 기억보다 먼저 상처를 건드린다. 그래서 나는 가끔 두려웠다. 익숙한 노래를 우연히 듣게 되는 순간, 잊은 줄 알았던 내가 다시 불쑥 튀어나올까 봐. 노래 한 곡으로 무너지는 날들이 있었다.
다음부터는 온전히 사랑할 용기가 없다면, 시작하지 말게 해달라고. 그 노래를 들으며 나는 그렇게 기도했다. 사랑을 시작할 용기보다, 온전히 사랑할 용기가 더 필요하다는 걸 이제야 알게 되었으니까. 누군가를 다 품지 못할 거라면, 애초에 마음을 들이지 않게 해달라고. 그때의 나는 끝까지 붙잡으려 했지만, 결국 손에서 흘려보냈고, 그 감정은 음악으로 남아 나를 오래도록 흔들었다.
음악은 언제나 말보다 오래 남는다. 이별 후에도, 계절이 지나도, 누군가를 다시 만나도. 어떤 노래는 그 사람이었고, 어떤 리듬은 그때의 내 심장이었다. 사랑은 끝나도 음악은 남는다.
오늘도, 어떤 노래 앞에서 조용히 감정이 일었다. 그 사람에 대한 마음은 잊혔으나 사랑했던 나는 잊혀지 않은 나를 이해하기 위해서 감정을 곱씹었다.
그래서 나는 슬픈 음악을 피한다. 아프기 때문이다. 아직도, 너무 아프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