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장. 부서지기 쉬운 것이 사람과 사랑이라

그 사랑은 오래 버티지 못했다

by 글시책

14장. 부서지기 쉬운 것이 사람과 사랑이라


불안 속에 살아가나 보다


넘어지면 다치고

잠깐 한눈팔아도 어찌 될까

조마조마한 누군가의 아기들이었고

누군가의 연인이 되어

우린 또 그렇게 누군가를 조마조마하게 만들고


부모의 마음이 부서지기 쉬운 것 마냥

우리도 부모가 되기 위해 그런 위태로운 만남을 하고 있는 건가


유리잔처럼 부서지기 쉬운 것이 사람과 사랑이었구나

그래서 꽉 쥐지도 놓치지도 못한 채 어쩔 줄 모르는구나





불안 속에서 살아가다 보니, 마음은 자주 삐걱거리고, 사랑은 더 자주 금이 갔다.

넘어지면 다치고, 잠깐 한눈팔아도 어찌 될까 마음을 졸였다.

조마조마한 누군가의 아기였고, 누군가의 연인이 되어

우린 또 그렇게 누군가를 조마조마하게 만들었다.


사람은 원래 그렇게 부서지기 쉬운 존재였을까.

아니면 사랑이란 감정이, 애초에 유리잔처럼 한 손으로 꼭 쥐면 깨지고

놓아버리면 사라지는 그런 것이었을까.

너무 가까워도 깨지고, 너무 멀어지면 닿지 않는, 그런 온도와 거리의 싸움.


부모의 마음이 쉽게 부서진다는 걸 알게 된 것도 어른이 되고 나서였다.

우리도 누군가의 부모가 되기 위해,

그런 위태로운 만남을 연습하고 있는 건 아닐까.

조심스레 다가가고, 조심스럽게 말을 고르고,

그럼에도 결국 상처 입는 걸 피할 수 없다는 걸 알면서도

계속 다가가는 그 마음.


나는 사랑을 포기했다고 말하면서도, 사실은 끝내 포기하지 못했다.

“사랑은 없다고 말하지 마”

나는 아직 있다고 믿고 싶다.

그 믿음 하나로, 오늘도 글을 쓰고 있으니까.


낭만이 사라졌다는 걸 자각했을 때, 그게 가장 슬펐다.

예전엔 밤공기 속에서 사랑을 느꼈고,

문득 울려 퍼진 노래 가사 하나에 마음이 젖어들었다.

이젠 그런 감정이 덤덤해진 듯 보이지만,

사실은 그 낭만을 잃어버린 자신이 낯설고 아프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말한다.

유리잔처럼 부서지기 쉬운 것이 사람과 사랑이었구나.

그래서 꼭 쥐지도 놓치지도 못한 채,

어떻게 할 줄 몰라 망설이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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