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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영씨 Jun 30. 2016

미처 못한 이야기

육아그림일기

아침 7시. 아침밥을 하고 아이들을 깨워서 옷을 입히고 머리를 묶어주고 출근을 한다. '엄마 다녀올게' 하이파이브를 짝짝짝 하고 안아주고 뽀뽀 한 번 하고 나와야 하나 아침 일찍 나와야 하는 날이면 챙겨야 하는 옷만 옆에 가지런히 놓아두고 나온다. 그런 날 중 하나, 혼잡한 버스 안에서 전화가 울린다.


"엄마! 왜 인사 안 하고 갔어? 사실 '학교 잘 다녀와'하고 들었지만. 하하 하하. 나 자는 척한 거야. 엄마 진짜 잘 속는다 아~~~~ 하하"


왜 자는 척했어? 엄마도 잘 다녀와하고 하이파이브하고 안아주고 그러지. 하자


"눈이 딱 달라붙었어!!! 그래서 그랬지!! 오늘 일찍 와? 아빠는 늦는데. 일찍 와야 해?"


간밤의 꿈 이야기를, 아침의 기분을, 어제 미처 못한 이야기가 생각나 아쉬운 우리 아들. 일찍 들어와 다 풀어내지 못한 이야기를 나누자고 전화를 한다. 어제 보여준 마술의 비밀도 (살짝) 알려준다고 속삭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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