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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영씨 Sep 07. 2016

가족식사

육아그림일기

저녁밥 앞에서 노래하듯 똑같은 가사를 읊조리는 아이의 기도를 들으며, 오늘 덥고 힘들었다는 신랑의 이야기를 들으며, 어묵 맛있다고 최고라고 젓가락에 한가득 꾀어먹는 아들을 보며, 고기와 야채의 빈도를 세심하게 헤아려 손녀 딸 입속에 챙겨 넣어주는 할머니를 보며 알사탕이 부서져 반짝이는 모습이 떠올랐다.


어릴 적, 큼지막한 땅콩 알사탕을 참 좋아했다. 입속에서 달콤함을 느끼며 굴려먹던 떵콩 알사탕은 단단하지 않아 얼마간 굴린 후 살짝 깨물면 입속에 한가득 고소하고 달콤한 가루들이 와르르 굴러다녔다. 양볼에 가득한 조각들을 와삭와삭 깨물면서 '아 맛있네' 하고 순수하게 빠져들던 기억이 났다.  저녁밥을 먹는 가족들의 모습이 와르르 굴러다니며 반짝반짝 빛나는 사탕 조각 같아서 '아 달콤한 행복이네' 하는 생각에 순수하게 빠져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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