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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영씨 Sep 07. 2016

오늘도 우리 여행하는거야?

육아그림일기

퇴근 후 아이들과 이마트에 간다.

가는 길에 '오늘 뭐 했어?'하고 묻는 것은 아이의 일상이 궁금한 것이지만 대답 후 느끼게 되는 감정은 죄책감이다. 그냥 집에 있었어. 라는 것은 (엄마가 없으니까) 나는 그냥 집에 (방치되어)있었어. 라는 말로 들리면서 엄마가 여름방학에 해야하는 필수 10가지라는 기사와 오버랩되어 버리는 것이다. '엄마가 미안해' 하고 울컥하는것이 종일 시달린 하루의 끝이 허무해서인지 과도한 책임의식때문인지 모르겠다. 그저 오늘 하루를 행복하게 지내라는 말도 엄마가 가져야 할 양육태도리스트 중 하나로 치부되어 끝없이 우울한 하루였다. 그날따라 어지럽혀진 내 마음과 달리 이마트 가는 길이 신난 둘째 아이가 묻는다. 


"엄마, 오늘도 우리 여행하는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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