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기

by 희딤

학창 시절의 나는 꽤 용기 있는 아이였다. 초등학생 때는 하교 후 항상 철봉 제일 높은 곳까지 올라가서 거꾸로 매달리고, 뒤로 떨어져 내려오는 게 일상이었다. 덕분에 손에는 굳은살이 가득했다. 그것보다 더 용기 있던 행동은 외로운 친구를 혼자 두지 않는 것이었다. 나는 어릴 때부터 주변을 살피는 능력이 좋았다. 그래서인지 유달리 챙겨주고 싶은 친구들이 생겼다. 먼저 말을 걸고, 하교를 같이 하자고 하는 등 꽤 적극적으로 표현했다. 아직까지 친하게 지내는 중학교 때 친구는 그 당시의 나를 회상하며 이렇게 말한다. “너, 정말 이상했어.” 아마 나의 무모한 용기, 정의감 혹은 단순한 친근함이 부담스러웠던 모양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덕분에 전학 온 학교에서 잘 적응할 수 있었다고 말해준다. 그 친구와 같은 고등학교를 가서도 어찌나 걱정을 했던지. 유달리 내성적인 데다 혼자 다른 반이 되어버렸다. 그래서 쉬는 시간에 종종 살피러 갔다. 친구의 홀로서기를 바란 것은 아니었지만, 이 반 저 반 친구들이 사방에 있어서 꽤나 바빠 찾아가지 못한 날도 있다. 그리고 하교 시간이 되면 내성적인 친구를 데리고 집 방향이 같은 다른 친구들과 함께 같이 간다. 고등학교를 졸업해서야 들었지만, 그들 모두 어색한데 나 때문에 참았다는 후문을...그래서 그 친구를 만날 때면 아직도 혼이 난다. 너의 무모함은 어디서 오는 것이냐고. 이렇게 말하니 용기 있는 행동으로 시작했지만 사실은 무모함이었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된다. 앞으로도 종종 무모하게 용기를 내어볼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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