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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킹오황 Feb 18. 2022

공무원 음악대전

공무원 음악대전에 출전한 적이 있습니다. 연수원 때 밴드 활동을 했던 친구들끼리 모여서 참가를 결심한 것이죠. 모인 친구들은 저 빼고 다 실력자였고, 저는 분위기 메이커 역할로 그 팀에 초대를 받았습니다. 어쨌든 공무원 음악대전에 밴드로 입상하긴 어렵다고 알고 있었지만, 뜻깊은 추억을 만들고자 그렇게 모였습니다.


시작부터 힘들었습니다. 다들 부처가 서울, 세종, 지방으로 흩어져 있었거든요. 한 번 모여서 연습하는 것조차 어려웠습니다. 평일에는 퇴근 후에 집에서 개별적으로 연습하고 주말에 서울에 모여 합주를 했습니다. 분명 다들 일도 많아 지쳐서 주말에 쉬고 싶었을 것입니다. 그래도 막상 만나면 힘도 넘치고 웃음이 끊이질 않았습니다. 즐겁게 연습한 만큼 연주도 많이 늘었습니다.


세종컨벤션센터에서 예선전을 치렀습니다. 중앙부처뿐 아니라 전국 각지에서 지방 공무원, 선생님, 소방사  많은 분들이 오셨습니다. 공연 종류도 다양했습니다. 밴드, 합창, 사물놀이, 클래식, 솔로 등등. 기다리면서 공연을 보니  잘하셨습니다. 하지만 저희에겐 대학교 중앙 밴드 보컬 출신의 사무관이 있었습니다. 저희 공연이 끝나자 심사위원께서 보컬을 극찬하셨습니다. 여기 나오는  반칙 아니냐라면서요. 저희는 맨날 들어서 그런지  정도 실력자인 줄은 몰랐는데 말이죠.


그렇게 예선을 통과했습니다. 본선은 세종청사 대강당에서 있었습니다. 관객들도 많이 왔고 카메라 촬영도 있었습니다. 예선과 또 다른 긴장이 되더군요. 틀리지만 말자며, 저 때문에 다른 우리 팀 실력자들에게 민폐만 끼치지 말자며 연주를 했습니다. 같이 한 친구들에겐 어떻게 연주했는지 기억도 안 난다고 했지만, 솔직히 좀 많이 틀렸습니다. 티가 안 나서 정말 다행이었습니다.


결과적으로 꽤 괜찮은 상을 받았습니다. 제가 잘해서라기 보단 보컬과 다른 친구들의 역할이 컸죠. 공직에 그런 친구들이 있다는 게 정말 자랑스러웠습니다. 다만, 다들 멀리 떨어져 있어 자주 못 만난다는 점이 아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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