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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킹오황 Feb 19. 2022

그 과장님은 연가를 못 쓰게 한대

소문이란 게 참 무섭습니다. 특히 과장이나 국장 등에 대한 소문은 과장되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한 번 있었던 사건인데 일반화가 되어버리면서 '그 과장은 원래 그래'라는 평이 생기는 경우 같이요.


제가 부서를 이동하게 되면서 새로운 과장님 밑에서 일하게 되었습니다. 그 과장님은 워킹맘으로서 부처 안에서 일을 잘하시면서 가정의 균형도 잘 지키시는 분으로 인정받고 있었습니다. 다만, 한 가지 조심해야 할 부분은 직원들이 연가 쓰는 것을 못마땅해하니 그 부분만 잘 지키면 괜찮다는 것이었습니다.


이 이야기를 듣고 나니 잘 이해가 안 갔습니다. 분명 합리적이시고 워라밸을 중시하신다는 분인데 직원들이 연가 쓰는 걸 싫어하신다니. 하지만 예전에 어떤 직원이 연가를 신청했는데, 과장님께서 말도 없이 반려를 시키는 바람에 그 직원은 연가를 못 쓴 일이 있었답니다. 저는 과장님이 정말 의외였지만 어쨌든 연가는 최대한 안 써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저도 연가를 써야 하는 일이 생겼습니다. 차에 이상이 생겨 점검을 받아야 했거든요. 나름 생명과 안전에 직결되는 문제였기 때문에 연가를 쓰긴 써야 하는데, 어떻게 과장님께 말씀드려야 할지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과장님이 가장 기분 좋은 상황일 때 조심스럽게 가서 차가 고장이 나 연가를 좀 써야겠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과장님께서는 흔쾌히 다녀와라고 하셨고요. 말씀만 그러시고 또 연가 결재를 반려시킬 수도 있으니, 결재 진행 상황을 모니터링하기 위해 새로고침 버튼을 꾸준히 눌렀습니다.


아무 일도 없었습니다. 자동차 점검도 잘 받았고, 과장님께서는 제 연가에 대해 전혀 신경 쓰지 않았습니다. 저는 운이 좋았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나중에 알게 된 진실은 달랐습니다. 과장님은 직원들이 연가를 사용하는데 전혀 불만이 없었습니다. 다만, 예전에 반려 사건은 과장님께서 연가를 안 쓰는 줄로 착각해 반려시켰는데 그 직원은 거기서 아무 말도 못 한 바람에 생긴 오해였습니다.


이렇게  번의 해프닝이  사람의 스타일을 단정 짓고 소문이 퍼지는 일이 종종 일어나는  같습니다. 소문을 내는 사람들의 탓인지,  번이라도 그런 소문의 빌미를  사람의 탓인지 아직  모르겠습니다. 일단은 누구에 대해  좋은 소문이 있다 하더라도 최대한 직접 겪어 보고 나서 판단하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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