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킹오황 Mar 03. 2022

사람보단 시스템 중심으로

공무원 인사 시스템은 생각보다 유연합니다. 국장이 국 내에서 인사를 할 수 있고, 과장은 과 내에서 직원들 업무분장을 조정할 수 있죠. 그러다 보니 어떤 과장님은 일 잘하는 직원에게 중요한 업무를 몰아주기도 합니다. 조직은 시스템으로 굴러가야지 개인 능력에 따라 바뀌면 안 되는 게 제 생각입니다. 결국 일 잘하는 사람이 자리를 옮기면 또 업무분장이 바뀌겠죠.


#1

인사팀에서는 제가 파견을 갈 때만 해도 다녀오면 좋은 자리에 보내준다며 다녀오라고 했지만, 1년 후 복귀할 때 저를 예전에 근무했던 자리로 보냈습니다. 과장님은 제가 전에 했던 업무를 맡기시면서 원래는 4명이서 하던 업무였지만 저는 경험이 있으니 2명이서 해라고 하셨습니다. 저는 누가 오더라도 할 수 있도록 업무분장을 해야 하는 것 아니냐 했지만 소용이 없었습니다. 2명이서 정말 힘들게 일했습니다.


저는 기회가 될 때마다 과장님께 1명이라도 더 달라고 졸랐습니다. 결국 한 명 더 받게 되었지만 그동안 우리가 바쁘게 일하면서 잃었던 건강과 시간은 되돌릴 수 없었죠. 그래도 3명이라도 만들고 제가 그 자리에서 나와서 다행이라 생각했습니다. 후임자는 저보단 좀 덜 힘들었겠죠.


#2

한 번은 하나의 사업을 3명이서 한 적도 있었습니다. 출장 교육이 너무 잦아서 사람이 필요한 업무였습니다. 새로 부임하신 과장님께서 보시더니 너무 사람이 많다며 저를 다른 자리로 옮기려고 했습니다. 그렇게 해도 사업에 지장이 없을지 저에게 물어보셨죠.


"지금 주무관님은 그 업무에 2년 정도 경험이 있기 때문에 제가 없더라도 사업에 지장이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다른 주무관이 오면 분명 사업에 문제가 생길 것입니다. 한시적으로는 괜찮아도 결국 사무관을 받아서 그 자리를 채워야 할 것입니다."


과장님께서는 고민을 하시다 결국 저에게 다른 업무를 맡기셨고, 나머지 2명이  사업을 하게 되었습니다. 베테랑 주무관이 있는 동안에는 사업이  추진됐지만,   주무관이 바뀌면서 사업에 차질이 많았다고 들었습니다.  경우를 보면서도 역시 개인의 역량에 따라 업무를 분장하는  아니구나 싶었습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