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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 비호감 모음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by 킹오황

조직 생활을 하다 보면 참아야 할 일도 있습니다. 다양한 사람들과 부대끼니 거북한 일도 일어나기 마련입니다. 그렇다고 너무 대놓고 티를 내기도 어렵습니다. 특히 그 사람이 직장 상사라면 더욱 그렇죠. 이후에 나오는 사례는 실화를 바탕으로 하지만 극적 효과를 위해 일부 허구가 가미되었음을 미리 알려드립니다.


#1

어떤 분은 식사 중에 말씀하는 것을 좋아하십니다. 함께 먹으면 오디오가 안 비어서 좋은 점도 있습니다. 문제는 너무 말씀에 심취하시다가 입 안에 씹던 음식물이 튀어나오는 경우가 있다는 것입니다. 더 큰 문제는 그 상황에서도 하시던 말씀은 꼭 마무리를 하셔야 하는 분이셨던 것이죠. 그래서 식탁에 깔린 반찬이나 심지어 제 밥에까지도 음식물이 튀었던 적이 있었습니다. 파편을 손으로 주워 담으시면서도 말씀을 계속 이어가셨습니다. 참 좋은 분이셨지만 선뜻 함께 식사하잔 말은 잘 안 나오더라고요.


#2

식사 중에 입을 크게 벌리고 이야기를 하시는 분도 있었습니다. 씹던 음식물이 갑자기 눈앞에 보였을 때 제 눈을 어디다 둬야 할지 몰랐습니다. 제가 유독 예민한 거일 지도 모르겠네요. 어쨌든 보통은 입 안의 음식물을 다 삼키고 말을 하거나, 꼭 말을 해야 하는 경우라면 입으로 손을 가리고 하는 게 매너라 생각합니다. 특정 부처의 사람들이 이런 경우가 많아서 속으로 혹시 그 부처의 문화가 그런가 하는 말도 안 되는 생각을 했던 적도 있었습니다.


#3

비매너에 대해 적으려니 아무래도 식사 중에 일어나는 이야기가 많을 수밖에 없네요. 식사 중에 쩝쩝 소리를 내시는 분도 있었습니다. 사실 저는 최근에서야 이 소리가 거슬릴 수 있단 걸 깨달았습니다. 지금까진 먹방 방송을 볼 때도 거부감을 못 느꼈었거든요. 한 번 들리는 걸 인식하고 나니깐 계속 신경이 쓰이더라고요. 아마 소리를 내시는 분은 본인이 그걸 비매너로 인식 못해서 일지도 모르겠습니다.


#4

사무실에서 손톱을 깎는 분들도 꽤 많습니다. 자리에서 손톱 깎는 게 무슨 비매너냐, 너무 기준이 심한 것 아니냐라며 못마땅해하실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아무래도 사무실은 공적인 자리니까 주변 사람을 생각할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손톱 깎다 튄 걸 제대로 처리하지 못한다면 굉장히 불결하게 느껴지죠. 어떤 상사가 검토하고 사무관에게 되돌려준 결재판 안에 손톱 조각이 껴 있다는 소문이 났던 적도 있었습니다. 집에서 깎고 오는 게 어렵지 않잖아요. 좀 불편해도 반나절만 참으면 되고요. 제 동기 중에도 자긴 소리 안 나게 깎을 수 있다며 사무실에서 깎는 동기가 있었습니다. 실제 제 앞에서 시연을 했는데 소리가 났습니다.


#5

점심을 드신 후에 양치를 안 하시는 분들도 만나봤습니다. 자리에 칫솔이 아예 없었죠. 이것도 개인 취향이니 비매너로 꼽는 게 맞나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하지만 가까이서 보고하기에 신경이 많이 쓰이긴 했습니다. 저는 둔감한 편이라 그러려니 했지만, 이 이야기를 다른 친구에게 해줬더니 기겁을 하더라고요. 생각해보면, 코로나19 이후로 직장에서 다들 마스크를 쓰고 있으니 이제는 문제가 아닐 수도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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