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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킹오황 Dec 15. 2021

물음에 답하기

쉬우면서도 어려운

일을 하다 보면 느끼는 것이 있습니다. 기본이 중요하다는 것. 특히 물어보는 것에 대답을 잘 못하는 사람을 볼 때마다 그렇게 느낍니다. 쉬운 것 같죠? 저는 묻는 것만 잘 답해도 행정고시에 합격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행정고시 답안을 쓸 때 제일 어려웠던 게 물음에만 답하는 거였습니다. 공부를 오래 할수록 아는 것도 많아지고 하나라도 더 쓰고 싶어지거든요. 이것을 잘 제어할 수 있었을 때 합격했던 것 같습니다. 남들 다 그렸던 그래프도 안 그렸고, 판례 문구도 안 외웠으며, 서론과 결론을 쓸 공간에 최대한 본론을 많이 적었습니다. 우수한 성적은 아니라도 여유 있는 점수를 받았습니다.


같이 일하던 주무관님에게 질문을 하면 묻지 않은 것을 답하신 적이 많았습니다. 결론만 듣고 싶었는데 서론을 얘기하신다거나, 사실만 듣고 싶었는데 의견을 섞어서 말씀하시기도 하고, 모른다고 하셔도 되는데 답을 피해 빙빙 돌려 말씀하시는 바람에 몇 번을 되묻기도 했습니다.


사실 처음엔 저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제가 잘 모르는 내용을 답하게 될 때는 횡설수설하게 되고, 잘 알거나 많이 알아본 내용을 답할 때는 내가 얼마나 열심히 일했는지 장황하게 설명하려고 했습니다. 과장님께 지적을 받고서야 행정고시 답안 쓸 때가 떠오르면서 좀 고쳐졌습니다.


그래서 저도 제가 아끼는 사람들에게는 꼰대 소리를 듣더라도 묻는 질문에 정확히 답할 수 있도록 지적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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