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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킹오황 Dec 20. 2021

감사하는 마음

초심을 잃을 때마다 생각합니다

행정고시를 준비하는 동안에는 합격하면 정말 열심히 살 거라고 다짐했습니다. 하지만 막상 공무원이 되고 나니 좀 편하게 일하고 싶은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면 합격했을 당시를 생각하며 마음을 다지곤 합니다.




합격 발표가 나자마자 신림동 고시촌을 돌면서 그동안 신세 진 분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드렸습니다. 제가 처음 공부를 시작했을 때부터 신림에서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주시고 계속 응원해주셨던 복사집 아저씨와 아주머니, 제가 갈 때마다 제 건강을 걱정해주시면서 집 반찬도 꺼내 챙겨주셨던 식당 아주머니, 저 면접날 면접 잘 보라며 새벽에 일찍 나오셔서 돈도 안 받고 머리를 다듬어주셨던 아주머니.


그분들에게 박카스 한 박스씩 갖다 드리는데 다들 마치 아들이 합격한 듯 그렇게 기뻐하시고 축하해주시더라고요. 주변의 선한 도움이 있었기 때문에 저도 공부에만 집중할 수 있었고 합격한 게 아닌가 싶었습니다. 그때는 이 분들이 다 잘 살 수 있게 하는 그런 일을 하는 공무원이 되겠다고 다짐을 했었죠.


현실은 생각과 많이 달랐습니다. 원하는 부처, 부서에 배치되기도 어려웠으며, 일을 할 때도 저의 재량이 많지 않더라고요. 그냥 넘어갈 수도 있는 일을 깊게 파다가 적당히 해라는 핀잔을 듣기도 했습니다. 그래도 마음이 약해지면 그때 많은 분들의 도움을 생각하며 제 마음을 다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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