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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킹오황 Dec 21. 2021

벌써부터 퇴직 후 걱정

우리나라 경제 정책의 방향을 정하는 부서에서 10년간 쉬지 않고 일만 해오신 서기관님이 있었습니다. 평소에 너무 바빠 보여서 이야기도 못 나눠봤던 사이였죠. 어느 날 서기관님께서 조만간 점심을 먹자고 하셨습니다. 유학 가기로 결정됐다며 가기 전에 후배들에게 돌아가며 밥을 사주신다는 것이었습니다.


며칠 후 점심을 먹으며 그간 어떻게 일하셨는지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런데 그게, 저라면 그렇게 살 수 있을까 싶은 삶이었습니다. 전화는 언제 어디서든 꼭 받아야 했기 때문에 씻을 때도 핸드폰을 비닐봉지에 넣고 샤워실에 들고 들어갔다더군요. 2시간도 내기가 어려워서 영화관도 갈 수 없었답니다.


그렇게 10년을 놀지도 못하고 죽어라 일만 하다 보니 이제는  놀아라고 시간을 줘도 어떻게 놀아야 하는지도 모르겠다며 자조 섞인 말씀을 하셨습니다. 휴직하자마자 제일 먼저 일본 애니메이션 '너의 이름은'을 컴퓨터로 보신 게 다라며, 이렇게 쉬는 날에 회사에 나와 우리 밥 사주고 있다고 하시더라고요.


저도 여러 부서를 거치면서 바쁘게 일한 적도 있고 상대적으로 여유로웠던 적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10 동안 그렇게 일하라면 도저히 못할  같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일만 하다 보면 막상 일을 그만둔 후에  해야 하나 싶더라고요. 공무원은 퇴직하고 나면   있는  많지 않은  같습니다.


모두가 그러하듯 저도 퇴직 후에 어떻게 살아야 할지 고민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아직 공직에   10년도 안됐는데도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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