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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킹오황 Mar 27. 2023

가장 바쁜 자리로 발령받다

최근에 인사이동이 있었습니다. 직전 자리에서 1년도 못 채운 건 두 번째였습니다. 저는 우리 부처에서 사무관이 갈 수 있는 자리 중에 가장 바쁜 자리로 가게 되었습니다. 이번 달에 브런치 글을 자주 못 적었는데, 앞으로 1년에서 1년 6개월은 브런치 활동이 더 뜸해질 수밖에 없겠네요.



#1

유튜브 제작도 멈췄습니다. 2화까지 찍어놓고 (이번 주에 올라갈 예정입니다) 하차합니다. 자치법규에 대해 좋은 강의 영상을 찍어 지자체 공무원에게 큰 도움을 주고 싶었는데 안타깝게 되었습니다. 함께 했던 수습 사무관은 유튜브 어떻게 하냐고 걱정을 많이 했지만, 조직에 사람 한 명 빠졌다고 문제가 되진 않겠죠.


제가 떠난다고 과에서 간단하게 다과를 했습니다. 수습 사무관님이 계속 침울한 표정을 짓더군요. 그래도 제가 멘토로써 일하는 법도 알려주고 그랬는데 떠난다니 많이 속상했나 봅니다. 그래서 한마디 했습니다.


"사무관님은 과에서 처음 동료와 이별하는 거라 섭섭해 할 수 있어요. 조직에서 사람들을 만나고 헤어지고 이런 건 당연한 거고 자주 있는 일이니 너무 상심해하지 말아요. 시간이 지나면 익숙해질 거예요."


사실 저의 속마음은 오랜만에 적극적인 후배님을 만나 즐겁게 일했는데 얼마 함께 못하고 떠나려니 아쉬운 마음이 컸지만, 선배답게 덤덤한 표정을 지었습니다. 또 다음에 만날 기회가 있겠죠. 그땐 후배님이 지금보다 많이 성장해서 그가 원하는 대로 1인분 이상 하고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2

장모님께서 가끔 꿈을 꾸시는데 그게 신통한 적이 많았나 봅니다. 언젠가 인사계장에게 전화가 와서 제가 앞으로 1년 안에 휴직 계획이 있냐고 물었습니다. 저를 '그 자리'로 보내도 될 것인지 확인하려는 질문이었습니다. 공교롭게도 그 전화를 받기 전날 장모님께서는 꿈을 꾸셨습니다.


"안사돈이 꿈에 나왔는데, 그 배경에 소가 보였다. 소 3~4 마리가 좁은 공간에서 쭉 일렬로 있던데 엄청 피곤해 보여서 쓰러질 것 같더라. 그리고 그 옆에 소 한 마리가 따로 있더라."


너무 꿈이 특이하고 생생했는데, 안사돈이 나왔으니 저와 관련된 꿈이 아닌가 싶었답니다. 그래서 태몽이 아닌지 하고 물어보셨고, 우리는 아니라며 웃고 넘겼습니다. 그러고 약 한 달 후에 인사발령이 나서 '그 자리'에 와 있는데요, 그 꿈속 풍경이 제가 지금 있는 자리와 무서울 정도로 흡사합니다. 자리 배치도 3명이서 딱 일렬로 되어 있고, 소가 쓰러질 정도로 일이 많은 자리죠. 따로 있던 소는 아마 상사일 것 같고요. 장모님께 죄송한 이야기지만, 집에 들어올 시간도 없을 만큼 바쁜 자리이기 때문에 태몽과는 정 반대의 꿈이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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