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이야기가 아닙니다
저와 행정고시를 함께 공부했던 한참 어린 동생이 있습니다. 스터디에서 처음 봤는데 공부한 지 1년밖에 안됐다길래 잘 따라올 수 있을까 걱정했던 친구였죠. 놀랍게도 그 친구 실력이 금방 우리를 넘어섰죠. 합격이 문제가 아니라 수석 하겠다 싶을 정도였습니다. 그리고 저보다 1년 먼저, 그것도 매우 높은 점수로 합격했죠.
그 친구는 제가 직접 본 사람들 중에서 가장 똑똑한 편에 속했습니다. 그래서 그 친구와 술자리를 할 때 핀잔을 준 적도 있었습니다. 너 같은 사람은 공무원을 준비하는 게 아니라 과학, 기술을 해서 국가 경쟁력을 높여야 하는 것 아니냐고.
이제부터 하는 말은 좀 건방지게 들릴 수도 있을 것 같은데요. 저는 좀 적당히 똑똑한 사람이 행정고시를 준비하는 게 맞지 않나 생각합니다. 어릴 때부터 공부 잘한다는 소리는 들었지만 막상 엄청 천재는 아닌, 그러면서도 어느 정도 성실함을 갖추고 있는 사람 말이죠. 위에서 시킨 일을 꼼꼼하게 잘 처리하고 가끔 필요하면 효과적인 정책을 기획할 줄 아는 정도면 되지 않나 싶습니다.
그런 점에서 그 친구는 공무원으로서 너무 오버스펙이 아닌가 생각을 했습니다. 자신의 능력에 맞는 꿈을 펼치기에 공무원의 조직은 좁고 답답할 수 있을 것 같이 보였죠. 그래서 그런지 요즘은 다른 일을 하는 것도 고민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공직에서 제 발로 나간 사람은 대부분 다 능력이 있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이죠. 옆에서 응원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