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킹오황 Dec 23. 2021

과장님도 눈치를 보더라고요

예산실 과장님과 점심을 먹은 적이 있었습니다. 과장님께서는 정책국에선 안 그랬는데, 예산실에 오니깐 예산 업무를 잘 몰라서 그런지 자꾸 사무관 눈치를 보게 된다며 농담처럼 말씀하셨습니다.


"ㅇㅇ부 예산을 담당하는 사무관이 갑자기 늦게 출근하기 시작하고 일하다 멍 때리는 등 평소 같지 않은 적이 있었다. 직접 묻기 그래서 그 사무관과 친한 동기에게 알아봤더니 여자 친구랑 헤어졌다고 하더라. 그래서 극복할 때까지 눈치만 보며 기다렸다. 괜히 사무관에게 뭐라 했다가 배를 째버리면 나도 곤란해지기 때문이었다."


다른 과장님도 비슷하게 말씀하신 적이 있었습니다. 자기가 사무관일 땐 업무를 자기가 제일 잘 아니깐 그 위에 과장이나 국장이 자기에게 함부로 대하지 못했다고. 그래서 저보고 네가 일을 잘하면 위에서 아무도 건드리지 않을 것이라며 결국은 잘 해라는 취지였습니다.


그 업무를 그 사람 외에 아무도 할 수 없으면 과장님도 직원 눈치를 볼 수밖에 없긴 합니다. 반대로 별 존재감 없이 일하는 사람은 그만큼 상관의 눈치를 봐야 하고요. 본인이 중요한 일을 하고 있을 땐 부서 내에서 발언권도 커지는 것 같습니다. 결론은 일을 잘하면 회사생활이 편하다는 것이군요.

작가의 이전글 사람을 믿은 게 잘못인가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