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관에게 동기를 부여하는 조직 문화
과장님과 함께 저녁을 먹고 BRT 정류장으로 가는 길이었습니다. 술김에 우리 부처의 장점이 뭐냐고 물었죠. 과장님께서는 사무관이 차관까지 직접 보고할 수 있다는 조직 문화를 장점으로 꼽으셨습니다. 참고로 장관에게는 과장이 보고합니다. (많은 부처들의 경우 차관부터 과장이 보고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차관이 직접 실무자 또는 기안자의 보고를 받으면서 구체적인 사안까지 챙길 수 있고, 또 보고자 입장에서도 보고가 빨리 끝날 수 있어 윈윈 하는 구조라는 것이죠. 만약 과장이 보고하다가 세부 사항에 답을 못하는 경우에 다시 보완해서 보고하게 되면서 시간이 지연될 수 있거든요.
한 번은 과 총괄 서기관님과 제가 회의를 다녀왔습니다. 제가 회의 결과를 정리해서 과장님께 보고 드렸더니, 과장님은 저보고 차관님까지 보고 드리라고 지시를 내렸죠. 저는 순간 망설이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서기관님이 맡은 부분은 제가 잘 몰랐거든요. 과장님께서는 그런 저를 보시고 미소를 지으며 물으셨습니다.
"왜, 이 사무관 쫄려? 김 서기관이랑 같이 할래?"
저는 오기가 생겼고 혼자서 할 수 있다며 걱정 말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서기관님에게 자료를 받아 내용을 빨리 파악한 후 국장님, 실장님을 거쳐 차관님까지 보고를 드렸습니다. 이때 느꼈죠. 누구의 도움 없이 직접 간부들에게 보고하면서 나는 성장하고 있구나 하는 것을요. 과장님께서 말씀하신 장점이 바로 이런 것이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