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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킹오황 Dec 25. 2021

우리 부처의 장점은 뭐예요?

사무관에게 동기를 부여하는 조직 문화

과장님과 함께 저녁을 먹고 BRT 정류장으로 가는 길이었습니다. 술김에 우리 부처의 장점이 뭐냐고 물었죠. 과장님께서는 사무관이 차관까지 직접 보고할 수 있다는 조직 문화를 장점으로 꼽으셨습니다. 참고로 장관에게는 과장이 보고합니다. (많은 부처들의 경우 차관부터 과장이 보고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차관이 직접 실무자 또는 기안자의 보고를 받으면서 구체적인 사안까지 챙길 수 있고, 또 보고자 입장에서도 보고가 빨리 끝날 수 있어 윈윈 하는 구조라는 것이죠. 만약 과장이 보고하다가 세부 사항에 답을 못하는 경우에 다시 보완해서 보고하게 되면서 시간이 지연될 수 있거든요.


한 번은 과 총괄 서기관님과 제가 회의를 다녀왔습니다. 제가 회의 결과를 정리해서 과장님께 보고 드렸더니, 과장님은 저보고 차관님까지 보고 드리라고 지시를 내렸죠. 저는 순간 망설이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서기관님이 맡은 부분은 제가 잘 몰랐거든요. 과장님께서는 그런 저를 보시고 미소를 지으며 물으셨습니다.


"왜, 이 사무관 쫄려? 김 서기관이랑 같이 할래?"


저는 오기가 생겼고 혼자서 할 수 있다며 걱정 말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서기관님에게 자료를 받아 내용을 빨리 파악한 후 국장님, 실장님을 거쳐 차관님까지 보고를 드렸습니다. 이때 느꼈죠. 누구의 도움 없이 직접 간부들에게 보고하면서 나는 성장하고 있구나 하는 것을요. 과장님께서 말씀하신 장점이 바로 이런 것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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