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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킹오황 Dec 26. 2021

장관님 도시락에 웬 낚싯바늘이?

장관님께서는 부서별로 돌아가며 브라운 백 미팅을 하셨습니다. 저희 과 차례가 되었고 서기관님이 회의를 총괄하고 제가 보조하게 되었습니다. 회의는 장관님, 몇몇 국장님과 과장님들 그리고 외부 전문가 분들이 모여 점심시간 동안 진행되었습니다. 저는 제일 끝자리에 앉아 회의에서 발언된 내용을 정리하고 있었죠.


회의 중에 도시락이 왔습니다. 생선구이였습니다. 장관님이 생선을 좋아하신대서 서기관님이 직접 고른 메뉴였습니다. 서기관님과 저는 참석자들에게 도시락을 나눠드렸고, 다 같이 먹기 시작했습니다. 식사 중에 갑자기 장관님께서 심각한 목소리로 서기관을 부르셨습니다.


"김 서기관, 이리 와서 도시락 좀 보겠나?"


갑자기 분위기가 싸해졌습니다. 다들 영문을 몰라했죠. 장관님께서는 생선에서 엄청 큰 낚싯바늘이 나왔다며 하마터면 깨물어서 다칠 뻔했다고 하셨습니다. 바늘을 본 서기관님은 연신 죄송하다 그랬고 회의실은 더 숙연해졌죠. 그때 어떤 국장님께서 정적을 깨며 말씀하셨습니다.


"장관님께서 드시던 생선은 자연산 맞네요~"


그러자 장관님께서 그런가 하면서 허허 웃으셨고, 다들 한 마디씩 거들었습니다. 분위기도 다시 되돌아왔죠. 그런 아찔했던 순간에서 그 국장님의 재치는 아직도 잊을 수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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