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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킹오황 Jan 30. 2022

세종에서의 소개팅

많은 사람들이 행정고시에 합격하면 소위 부잣집에 장가가는 것 아닌가라고 생각합니다. 합격하고 연수원에 있을 때 청담동 결혼회사에서 전화를 받거나, 지방에서 연수를 받을 때 지역 유지 딸을 소개해주겠다는 농담을 듣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시대가 많이 변하고 부처도 세종으로 옮겨서인지 막상 세종에서의 현실은 달랐습니다.


그래도 주변에서 소개팅을 많이 주선해주기는 합니다. 다만, 남자의 경우에는 상대가 같은 또래의 공무원이나 선생님이 많았던  같습니다. 저도   다른 부처의 사무관과 소개팅을 해봤습니다. 결과적으로 인연이 아니었는지  안됐죠.


재미있었던 것은, 언젠가 부처 선배가 저를 부르더니 제가 소개팅했던 상대 두 분이 모두 자기 친구였다고 하시더라고요. 왜 자꾸 자기 친구들이랑만 소개팅하냐면서 놀리셨습니다. 깜짝 놀랐습니다. 세상이 좁다는 말이 새삼 와닿더라고요. 동기들이 소개팅하는 것을 봐도 한 두 다리만 건너면 다들 아는 사람들이었습니다. 대학교 내에서 소개팅하는 것 같았죠.


요즘은 코로나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소개팅 대신 부처 내에서 몰래 연애하고 결혼하는 커플도 종종 보입니다. 같은 부처에서의 연애는 위험부담이 크죠. 헤어지는 것도 그렇고, 정작 결혼해도 한 분이 다른 부처로 옮기더라고요. 윗분들은 그게 당연하다고 생각하시던데, 사실 저는 왜 그래야 하는 건지 이유를 아직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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