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킹오황 Jan 02. 2022

보고서를 쓸 때 가장 중요한 것

언젠가 과장님께 보고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물은 적이 있었습니다. 간결한 문체? 핵심 내용의 요약? 보고의 타이밍? 이런 걸 생각했죠. 하지만 과장님께서는 '보고를 받는 대상'을 가장 중요한 것으로 꼽으셨습니다. 그러면서 보고서를 쓸 때는 그것을 읽는 사람을 항상 염두에 둬야 한다고 당부하셨습니다.


많은 사람들은 보고서를 작성할 때 "내용을 하나도 모르는 학생이 읽어도 이해되도록 써라"라고 합니다. 하지만 모든 보고서를 그렇게 써야 하는지는 의문입니다. 사실 보고서를 읽는 사람이 이해되도록 쓰면 충분한 것이죠. 보고서를 읽는 차관님이나 장관님 같은 분들이 평소에 제 업무를 주의 깊게 살피지 않으셨다면, 내용을 하나도 모르실 거라고 가정하고 사업의 목적, 추진 경과 등 기초적인 내용을 포함하여 작성하긴 합니다.


국장님의 경우는 좀 다릅니다. 기본적으로 국장님은 제 업무를 잘 아시니깐 새롭게 보고 드리는 내용 위주로 작성해야겠죠. 그런데 국장님이 우리 국에 부임하신 지 얼마 안 되셨다거나, 지난번에 보고 드렸지만 다시 한번 환기시켜 드려야 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되면 기초적인 내용이 들어갈 필요가 있습니다.


이렇게 보면 보고서를 어떻게 적느냐에 대한 정답은 없습니다. 보고를 받는 사람이 얼마나 내용에 관심이 있는지, 내용을 잘 아는지, 왜 보고를 받아야 하는지 등 그때그때 상황에 맞춰 보고서의 작성 방식이 달라져야 합니다. 즉, 똑같은 내용을 보고하더라도 사람에 따라 다르게 보고서를 작성해야 하는 것이죠. 그래서 저는 잘 쓴 보고서를 찾아보는 것도 좋지만 '누구에게 보고하는지'를 고민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작가의 이전글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게 되지 않도록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