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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킹오황 Jan 13. 2022

이 사무관, 골든벨 봤어?

농담인 줄 알았습니다

어린이 교육 사업 프로그램 중에 골든벨 퀴즈대회가 있었습니다. 워낙 유명한 티브이 프로그램을 따라 하는 것이어서 별 고민 없이 준비했습니다. 행사 계획서를 작성해서 국장님께 보고 드리는 중에 갑자기 국장님께서 저에게 물어보셨습니다.


"이 사무관, 골든벨 봤어?"


저는 최근에 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어버버 하면서 예전에 몇 번 티브이에서 본 적이 있다고 답했습니다. 국장님께서는 골든벨 행사를 하는데 그것도 안 보고 준비하냐고 핀잔을 주셨습니다. 저는 빈말이라도 다음에 한 번 보겠다고 답했고, 그렇게 보고는 잘 마무리되었습니다.


며칠 후 다른 일로 국장님께 보고를 드리러 갔습니다. 그랬더니 국장님께서 또 물으셨습니다.


"이 사무관, 골든벨 봤어?"


저는 그때 하신 말씀이 농담인 줄 알고 당당하게 아직 안 봤다고 답했습니다. 그랬더니 국장님께서는 갑자기 버럭 하시며 '국장이 지시했는데 아직도 안 본거야?'라며 혼을 내셨습니다. 저는 그제야 국장님의 진심을 알았습니다. 골든벨 프로그램을 보면서 행사 계획에 부족한 부분이 있으면 보완하라는 것을요.


그래서 사무실로 돌아오자마자 헤드셋을 끼고 외부망 컴퓨터에서 최근 골든벨 동영상을 보기 시작했습니다. 주변에서 저보고 업무시간에 뭐 하는 거냐고 묻길래 답했습니다.


"국장님 지시사항을 이행하고 있으니 1시간만 방해하지 말아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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