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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킹오황 Jan 14. 2022

짠돌이 국장님

공직사회에서는 상사랑 1년을 같이 일하는 경우가 드뭅니다. 보통 1년에서 1년 반 정도면 자리를 옮기게 되는데, 과장님이나 국장님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래서 같은 상사와 함께 일하는 기간이 1년이면 꽤 긴 편이 되는 것이죠. 그렇기 때문에 공직에서는 민간과 다르게 여러 다양한 상사들과 만나게 됩니다. 제가 만난 분 중에는 돈 쓰는 데 굉장히 인색하셨던 국장님도 계셨습니다.




국장님께서는 저랑 국회 출장 가는 날이면 항상 점심때 기차역으로 가자고 하셨습니다. 그러면서 점심은 함께 역에서 커피와 샌드위치로 간단히 해결했고요. 저는 당시에  국장님께서 그렇게 하시는지 몰랐는데, 나중에 국장님께서 점심 사주는 비용을 아끼시려고 일부러 그렇게 한다는 소문을 들었습니다.


 번은 국장님과 다른 부서의 서기관,  이렇게 3명이서 국회에  적이 있었습니다. 더운 여름날이었습니다. 용산역에 도착하자 국장님께서는 지하철을 타고 가자고 말씀하셨습니다. 저는 국장님과 다닐  항상 지하철을 탔기 때문에 그런 제안이 이상하게 들리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서기관은 달랐습니다. 국회에 중요한 설명을 하러 가는데  더운  지하철로 가면 힘이  빠진다며 택시를 타자고 주장했습니다. 국장님께서는 그래도 지하철이  시원하고 빠르니 좋지 않냐고 하시자, 서기관이  받아서 ' 혼자서라도 택시 타고 가겠다'라고 우겼습니다. 렇게까지 서기관이 버티자 결국 국장님께서 설득을 포기하셨습니다.


기차역에서 택시 타러 가는 길에 서기관이 저에게 살짝 속삭였습니다. 하...  같아선 내가 택시비를  테니 그냥 택시 타자고 말하고 싶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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