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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킹오황 Jan 17. 2022

인터뷰 하기

사무관이면 인터뷰를 할 일이 종종 있습니다. 저도 신입 때 한 언론사와 인터뷰가 잡힌 적이 있습니다. 정책 홍보성 인터뷰여서 그런지 질문도 미리 받았고, 그에 대한 답변들도 다 준비를 했습니다. 당시 인터뷰는 처음이었기 때문에  답변을 만드는 것도 힘들었습니다. 과장님께 몇 번을 검토받아가며 완성시켰습니다.


옆자리 선배가 인터뷰할  답변을 보고 읽으면 눈동자에서 티가 나기 때문에 답변을  외우는  좋다고 조언을 해주었습니다. 질문이 10 정도 됐었고 답변도 상당한 분량이었습니다. 답변을  보고 연습해봤는데 자꾸 버벅거려서 원래는 외울 생각이 없었던 답변 스크립트를   없이 통째로 외웠습니다.


인터뷰 촬영 날이었습니다. 피디, 촬영감독, 아나운서 그리고 저는  회의실에 모였습니다. 아나운서녹화를 준비하면서 저에게 답변을 보며 하겠냐고 묻더라고요. 저는 그럼 부자연스러울 같고, 답을 이미  외웠다고 했습니다. 다들 놀라면서 그래도 쉽지 않을 거라고 걱정하길래, 혼자서   연습했는데 괜찮을 거라고 안심시켜 주었습니다.


녹화가 시작되었습니다.  질문을 듣고 하려는데 순간 머리가 하얘졌습니다. 엔지가 났습니다. 아나운서가 다시 질문을 했는데  입이  떨어졌습니다. 외운 것들이 기억에서 싹 사라졌습니다.    엔지가 나니깐 감독님이 보다 못해 그냥 보고 읽자고 하시더라고요. 저는 개미만한 목소리로 대답했습니다. ..


티브이에서 말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 깨달았습니다. 그 후 저는 말 잘하는 사람들 보면 괜히 샘이 나서 그 사람들의 눈동자를 먼저 봅니다. 눈동자가 오른쪽부터 왼쪽으로 천천히 움직이다 다시 아래쪽으로 가서 반복하고 있다면 아마 스크립트를 읽고 있는 것일 거라고 하며 자기 위로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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