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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킹오황 Feb 05. 2022

일이 즐거운 이유

얼마 전 직장 동료들과 식사를 할 때였습니다. 거기서 나온 얘기 중에 하나가 제가 일을 참 즐기면서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다들 저를 부러워했습니다. 일을 즐기면서 하는 사람은 못 따라잡겠다고. 얄밉게 들릴지도 모르겠지만, 저는 정말로 지금 일이 재미있습니다.


저는 일을 하는 것을 종종 게임에 비유합니다. 게임 캐릭터가 자기에게 주어진 퀘스트를 하나씩 완료할 때마다 경험치가 쌓이고 레벨업을 하면서 강해지는 것과 같이요. 저는 아침에 출근하면 오늘 해야 할 일의 리스트를 적고 이것을 하나씩 해결합니다. 해결할 때마다 제 업무 역량이 쌓이는 느낌이 듭니다. 기본적으로 저는 일을 재미있어하는 성향이긴 합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일을 항상 즐기며 했던 것은 아닙니다. 국회나 언론을 상대하는 것은 뭔가 제가 가면을 써야 하는 것 같아 싫었습니다. 저와 간부의 생각이 항상 같을 순 없다 보니 제 의견과 다른 논리로 보고서를 쓸 때도 힘들었습니다. 실적 때문에 의미 없는 자료를 만들어 제출하는 삽질을 '극혐' 했습니다.


저랑 잘 안 맞는 과장님과 함께 일할 땐 출근 자체가 하기 싫었습니다. 오죽하면 '이렇게 눈 감고 책상에 엎드려 있다가 눈을 떴을 때 병원이었으면 좋겠다'라고 생각한 적도 있었습니다. 물론 어떻게든 시간이 지나면 다 해결이 됩니다. 과장님과 길어야 1년이거든요. 과장님이 바뀌거나 제가 다른 부서로 갈 때까지만 버티면 된다는 생각으로 하루하루를 넘겼습니다.


그래서 좋은 과장님을 만나거나 저에게 잘 맞는 일을 하게 될 땐 최대한 즐겁게 하자는 생각으로 하고 있습니다. 자주 오지 않는 소중한 기회거든요. 지금이 바로 그렇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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