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 오면 행정고시 1차 시험(PSAT)을 볼 때가 생각납니다. 저도 2차 시험(논술)보단 1차 시험의 부담이 더 컸기 때문에 이와 관련해서 할 이야기가 좀 있습니다. 먼저, 여기에 나오는 공부 방법은 절대적으로 옳다고 할 수 없기 때문에 참고만 해주세요. 자기만의 방법을 찾는 게 중요합니다.
#1
저는 어릴 때 산수에 재능이 있었습니다. 재능이라고 할 것까진 아니고 계산 실수를 거의 안 했었죠. 그래서 30대라도 PSAT에 자신감을 가지고 기출을 한 번 풀어봤습니다. 결과는 처참했습니다. 계산 실수가 많았죠. 이걸 줄이기 위해 눈높이수학을 1년간 했습니다. 성인도 가능하더라고요. 틀린 계산은 메모해두고 여러 번 반복해서 풀어 정답이 눈에 익도록 했습니다. 저에겐 효과가 있었고, 실수가 많이 줄어들었습니다.
#2
PSAT을 처음 준비할 때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주변에 친구가 없었거든요. 30대에 회사를 그만두고 공무원 시험을 준비한다는 사연에 커뮤니티에서 익명의 합격자들이 메일로 자료를 보내주고 공부 방법도 알려줬습니다. 그 덕에 합격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아쉬운 점은 도움을 주신 분이 누구인지 몰라서 합격한 후에도 밥 한번 못 사드렸네요.
#3
저는 PSAT을 총 4번 봤는데 그중 세 번째 시험에서 떨어진 적이 있습니다. 두 번째 시험까지 PSAT 점수가 잘 나오길래 방심했었죠. 그래서 네 번째 시험을 앞두고는 한 달 동안 PSAT 문제만 풀었습니다. 한 과목의 시험 시간이 90분인데 이걸 매일 5~6과목씩 풀었습니다. 소위 양치기라 불리는 방법이었습니다. 하루가 끝날 때쯤 머리가 터질 것 같았던, 다시는 겪고 싶지 않은 경험입니다. 어쨌든 붙어서 다행이었습니다.
#4
제가 재경 직렬을 선택한 것에는 먼저 합격한 친구의 조언이 컸습니다. 저보고 공대를 나왔으면 통계학도 배웠을 테니 재경직을 선택하라고 했죠. 그런데 그 친구는 PSAT이 도입되기 전에 합격했었습니다. 재경 직렬이 직렬 중 PSAT 커트라인이 제일 높았던 걸 서로 몰랐던 것이었습니다. 직렬을 선택하기 전에 PSAT에 대한 정보를 검색해봤더라면 다른 직렬을 선택했을 수도 있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5
저는 PSAT을 지방에 있는 부모님 집에서 준비했습니다. 시험 때만 되면 스트레스로 장염이 걸리는 바람에 집에 내려갈 수밖에 없었습니다. 시험도 지방에서 쳤습니다. 어릴 때 이후로 이렇게 한 달 이상 집에 머물렀던 적이 없었기 때문에 가족의 소중함도 느낄 기회가 되었습니다. 매 끼니를 챙겨주셨던 어머니, 멀리 시험장까지 차를 태워주신 아버지, 시험 보고 오면 채점해줬던 동생까지 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