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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킹오황 Feb 11. 2022

우리도 프로

동료 사무관님들과 오랜만에 저녁을 함께 먹게 되었습니다. 한 분이 다른 부서로 옮기게 되면서 송별회로 모였죠. 그래도 분위기는 매우 신났습니다. 저녁에 모인 것도 몇 달 만이었거든요. 모인 분들이 저 빼고 대부분 자녀가 있는 어머니들이셨습니다. 저는 그분들의 텐션을 따라갈 수 없었습니다.


식사 중에 누가 말씀하셨습니다.


"우리들도 밖에선 사무관이라 하지 말고 다른 호칭을 가져보는 건 어때요? 영화에서 보면 검사들도 프로라고 부르잖아요. 김 프로, 이 프로, 박 프로 이렇게. 우리도 이제 프로라고 부를까요?"


다들 깔깔거리며 재미있겠다, 검사만 프로냐고 우리도 이 바닥에선 프로 아니냐고 그러면서 맞장구를 치셨습니다. 그런데 또 다른 한 분이 말씀하셨습니다.


"저기 그 프로랑 이 프로랑 다른 것 같은데요? 검사를 프로라고 하는 건 prosecutor의 줄임말이라 그런 걸로 알고 있어요."


잠깐 동안 정적이 흘렀습니다. 그런 거였냐며 우린 몰랐다고. 그러다 다시 사무관은 영어로 뭐냐며 deputy director 어떻게 줄여야 하냐며  시끌벅적하게 대화를 이어갔습니다.


직장인들의 회식은 다 비슷한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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