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 오면 방울이 털과의 전쟁이 시작된다.
털이 빠지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데,(내 머리카락이 더 많이 빠진다.)
여름철엔 털을 짧게 깎아 주지만
겨울엔 방울이는 추위를 많이 타서 보온효과 때문에 털을 길게 놔두기 때문에
털이 얇아서 잘 엉키는 것이 문제가 된다.
산책 시에 옷을 입히면 옷과 털 사이에 마찰 때문에 털이 더 쉽게 엉킨다.
추워도 산책을 가야하는 방울이기 때문에
감기 예방을 위해 옷은 필수다.
털이 엉키면 그 안에 먼지나 이물질이 함께 엉키고,
주변 털들이 점점 더 엉킨다.
그래서 엉킨 것을 풀어주기 위해 빗질을 해주곤 한다.
강아지 빗에는 여러 종류가 있다.
방울이를 키우면서 끝이 둥근 빗, 얼굴 털 위주로 빗는 빗, 클리커 등 여러 가지를 사면서 시행착오를 겪었다.
이 중에서 방울이는 클리커를 제일 싫어하는데
싫어할만도 한 것이 빗 끝이 너무 날카로워서 잘못했다가 피부에 닿으면 상처가 날 것 같이 아프기 때문이다.
처음에 털을 빗을 땐 무슨 상황인지 몰라서 가만히 있던 방울이가,
아프지 않게 신경쓴다고 털 끝부분을 잡고 빗었는데도
엉킨 털을 풀 때 아팠는지 빗만 봐도 싫어하기 시작했다.
클리커로 하면 이빨을 드러내며 화를 내고, 작은 빗도, 둥근 빗도 모두 싫어했다.
방울이 빗으로 내 머리카락을 빗다가 방울이털을 빗어줘도 소용없고,
빗과 간식을 번갈아 보여주며 간식으로 좋은 기억을 심어주려 해도 소용없었다.
어느 날은 우연히 아침에 내 머리를 빗는 브러쉬로 한 번 빗어줬다.
그랬더니 좀 온순하다.
아주 사나운 강아진 줄 알았는데
다 이유가 있어서 화가 나는 것이었다. 아파서였다.
물론 사람 빗이다보니 강아지 엉킨 털을 푸는 것에는 큰 효과는 없지만,
매일 인내를 가지고 빗으면 엉킨 털이 조금씩 풀린다.
그러다가 도저히 뭉친털이 해결이 안되면 가위로 잘라주는데,
방울이의 듬성듬성한 털을 보며 탈모인 줄 알고 무슨 일이냐며 주위 사람들이 묻기도 하지만,
방울이의 미용은 예뻐보이기 위해서라기 보단
오로지 방울이의 편의를 위한 것이니
겨울엔 듬성듬성해보여도 문제가 있어서 털이 빠진 것은 아니니 안심해도 된다.
방울이가 덜 아파하는 방법을 찾았다곤 하나 여전히 전쟁은 전쟁이다.
처음에 털을 빗으면 조금 참아주다가
점점 마음에 안든다고 뒷발을 차기도 하고,
나중엔 화난 표정을 짓고, 틈이 생기면 바로 도망친다.
5시간 같은 5분의 사투 끝에 떡진 털을 벗고 보송보송하게 된 정방울을 보면
부드러운 방울이 배에 푸우우 하고 입방귀하고 싶을 정도로 정말 사랑스럽다.
또 다시 내 품에 안고 부드러운 털을 쓰다듬어 털을 엉키게 만든다.
강아지답게 땀도 잘 안나서 산책 후에도 보송보송하고
발바닥에서만 꼬수운 냄새 풀풀 풍기는 네가 견딜 수 없이 귀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