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형외과에서 약을 한가득 처방받아왔다.
“이 약 드시면 통증이 좋아지실 거예요.”
의사는 그렇게 말했지만, 약봉지 안에 있는 건
고작 ‘일반 진통제’라 나에겐 도움이 되지 못했다.
집에 돌아오자마자 약을 먹었다.
‘이제 조금은 나아지겠지. 자자… 자야 한다.’
그러나 머리가 쪼개지는 듯한 통증은
누우려는 순간마다 더 강하게 솟구쳤다.
침대에 누워도 아프고, 소파에 기대도 아프고,
주방 의자, 바닥, 방 한구석까지…
앉을 수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옮겨 다니며 버텼다.
하지만 어느 자리에서도 몸을 맡길 수 없었다.
밤이 깊어갈수록 시계는 천천히, 잔인하게 움직였다.
새벽 두 시, 세 시, 네 시…
도저히 잠을 잘 수 없었다.
‘제발… 병원 문 열 때까지만 버티자.’
혼잣말처럼, 주문처럼, 그렇게 되뇌었다.
하지만 통증은 그런 바람을 배려해주지 않았다.
머리 깊은 곳에서부터 번개가 치듯,
눈을 감으면 터질 듯한 고통이 올라왔다.
그리고 결국—
참고 또 참던 몸이 한계에 다다랐다.
“으악!!! 더 이상 못 참아!!!!!”
그 순간, 나도 모르게 비명이 터졌다.
그 어떤 자존심도, 체면도 남아 있지 않은 소리였다.
그렇게 나는,
새벽 어둠 속에서 절규하며
병원을 향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