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실 의자에 누워
몸을 웅크린 채 버틴 지 한 시간 반.
도대체 시간이 어떻게 흘렀는지조차 모르겠을 때
드디어 내 이름이 불렸다.
그 소리가 그렇게 간절하게 들린 적이 있었나 싶었다.
진료실로 들어가자마자
그동안의 상황을 숨도 쉬지 않고 쏟아냈다.
며칠째 이유 없이 아팠던 것,
동네 정형외과에서 주사 맞은 것,
약을 먹어도 전혀 달라지지 않는 통증…
그리고 특히 머리를 누가 쿡쿡 찌르는 것 같은 그 고통에 대해.
의사 선생님은 혹시 모를 상황을 대비해
머리 CT를 찍어보자고 했다.
그래서 촬영실에 누워
그 차가운 기계 소리를 들으며 한참을 있었다.
그리고…
예상대로 아무 이상 없음.
머리에는, 신경에는, 뇌에는
어디에도 문제 없다고 했다.
이 말을 들었는데
왜 이렇게 막막한지.
응급실에서 진통 주사와 처방약을 추가로 받고
“더니던 병원에서 계속 치료받으세요”
라는 말을 마지막으로 귀에 걸고
다시 집으로 돌아가는 택시에 올랐다.
창밖을 멍하니 보다가
턱을 괸 채 생각했다.
“병원을 다니는데…
왜 이렇게 아픈 걸까.
잠을 못 잔 지 벌써 일주일이 넘었는데…”
아무도 이유를 모르고
나도 이유를 모르고
고통만 계속되는 그 밤,
택시 창문에 비친 내 얼굴은
정말 지쳐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