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실에서도 뚜렷한 답을 얻지 못한 채
나는 다시 평소 다니던 병원을 찾았다.
진료실 문을 열자마자
그동안 억눌러두었던 말이 터져 나왔다.
“선생님, 왜 이렇게 아픈 거예요…
너무 아파요. 진짜 견딜 수가 없어요.”
의사 선생님은 잠깐 놀란 표정으로 나를 보더니
상태를 다시 살펴보았다.
그러다 나는 문득,
귀 뒤와 목 아래가 이상하게 따가웠던 게 생각났다.
“선생님… 여기 귀 뒤쪽이랑 목 뒤에
수포 같은 게 생겼어요.
혹시… 대상포진 아니에요?”
한참을 고민하며 물은 질문이었지만
의사는 단호하게 고개를 저었다.
“아닙니다.
대상포진은 보통 허벅지, 배, 옆구리,
이렇게 넓은 부위에 띠처럼 생겨요.
환자분 부위는 그 위치가 아니에요.
내일 더 퍼지는지 경과나 봅시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아… 네. 알겠습니다.”
그 말밖에 할 수 없었다.
하지만 진료실을 나오며
왠지 모를 불안이 계속 남았다.
그리고 나중에서야 알게 됐다.
그날 들었던 의사의 소견이
잘못된 판단이었다는 걸.
그 작은 수포 몇 개가
몸에서는 이미 대상포진이라고 말해주고 있었는데
어찌된일인지
그때는 누구도 알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