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화. 드디어 이름을 찾은 통증

by 뇽자까


오늘도 뜬눈으로 밤을 보냈다.


한 시, 한 시 반, 두 시, 세 시, 네 시…

시계 숫자만 멍하니 바라보며

겨우겨우 숨만 고르는 새벽이었다.


‘조금만 참자. 아침이 되면…

오늘은 병원을 바꿔서 피부과로 가보자.’

그렇게 마음을 붙잡았는데,

통증은 마치 그 결심을 비웃듯 더 거세졌다.


결국 또다시,

병원 문 열 때까지 기다릴 수 없었다.

참을 수가 없었다.


해가 뜰 무렵, 나는 옷을 챙겨 입고

또 다시 응급실을 가기위해 택시에 몸을 실었다.


‘이럴 줄 알았으면 아침까지 참지말고 바로 갈 걸…’

그 생각이 머릿속을 맴돌았다.

한 주에 응급실을 두 번 오고 있다는 사실이

현실감 없이 다가왔다.

그만큼 통증은 사람을 망가뜨리는 힘이 있었다.


응급실에 도착해 의사에게

그동안의 일들을 숨 고를 틈도 없이 말했다.


동네병원에서 주사 맞은 일,

약을 먹어도 낫지 않는 밤들,

머리가 찢어질 것 같아 하루도 못 자고 버틴 지 일주일이 된 것까지.


그리고 마지막으로,

귀 뒤와 목 아래 생긴 수포를 조심스레 보여주며 말했다.

“선생님… 이거 대상포진 아니라고 하셨는데…

혹시… 아닐까요?”


의사는 한참 동안

나의 머리부터 목까지 꼼꼼하게 살폈다.

그리고 아주 조용하게 말했다.


“…아, 이거 대상포진이네요.”


그 말이 들리는 순간

머릿속이 텅 비는 느낌이었다.


드디어—

드디어 통증의 이름을 알게 된 것이다.


의사는 계속 말했다.

“정말 많이 아프셨겠어요.

며칠 전에 왔을 때도 아주 심했겠네요.

특히 머리에 생긴 대상포진은

눈 시력이나 귀 청력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어서

나중에 꼭 진료 받으세요.”


그 말을 듣는데

이해받지 못했던 며칠이 한꺼번에 무너져내렸다.

“정말… 아팠겠다”는 그 한마디가

왜 그렇게 가슴을 울리는지.


얼마나 아팠는지

얼마나 버텼는지

얼마나 외로웠는지

누군가 알아봐주는 것만으로

눈물이 날 만큼 감사했다.


병명을 알았다는 사실이

이렇게 큰 안도감이 될 줄은 몰랐다.


드디어,

내 통증은 이유를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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