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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곰곰 Apr 13. 2020

비가 그치지 않았으면 해

NCT 127-우산(Love Song)


우산(Love Song)

작사: 서지음, 태용(TAEYONG), 마크(MARK), 쟈니(JOHNNY)

작곡: Jonathan Yip, Ray Romulus, Jeremy Reeves, Ray McCullough, 디즈, Bianca "Blush" Atterberry

편곡: The Stereotypes, 디즈



  오늘은 조금 새로운 글을 들고 왔어요. 평소 가사에 관심이 많아 좋은 가사를 다이어리에 적기도 하고 따로 캡처를 해놓곤 해요. 그렇게 하나하나 모아놓은 가사들을 여러분과 공유하는 시간을 가져보려 합니다. 음악은 잘 모르지만 좋아하는 노래들을 공유하고 싶은 마음으로 차근차근 써보도록 할게요.



  여러분은 비를 좋아하시나요? 저는 어렸을 때는 비 오는 날이 참 좋았어요. 아끼는 우산을 쓰고 걸어 다니면 잡생각이 없어져 좋았거든요. 근데 20살 때 대학교를 입학하면서 통학을 경험해보니 비 오는 날이 세상 싫어졌습니다. 찝찝하고 습하고 또 대중교통을 타면 우산 때문에 옷이 다 젖고. 어휴. 생각만 해도 싫어요.



  그러나 이번 소개해드릴 노래의 가사 속 화자는 비 오는 날이 좋아지려 한대요. 가사 한 번 같이 볼까요.



너를 향해 기운 우산이 이렇게 때마침 참 작아서 다행이야
hoo 이런 건 예상하지 못한 상황이야
어깨가 닿은 이 순간

우선 가사 속 화자는 우연하게 '너'와 우산을 나눠 쓰게 되었어요. 근데 우산이 작아서 다행이라니. 아마 화자는 '너'를 매우 좋아하나 봅니다. 더군다나 '너'를 향해 우산이 기울어있대요. 상황이 상상되참 귀여운 가사인 듯해요.


너의 숨소리도 들려 이렇게 가까우니까
이대로 투명해진 채 시간이 멈췄으면 해 yeah

우산을 나눠 쓰지 않을 때는 들을 수 없었던 '너'의 숨소리까지 들리는 화자. 엄청 두근두근하겠죠? 심지어 시간이 멈췄으면 하는 마음까지 드나 봐요. 저는 다른 사람과 우산을 나눠 쓸 때 시간이 멈췄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한 번도 해보지 못했는데. 화자의 '너'를 향한 사랑은 찐 사랑인가 봅니다.


비는 질색인데 오늘 좀 좋아지려 해
아니 아직 그칠 생각은 말고 왼쪽 어깨는 흠뻑 적셔 놔도 돼
빗속의 Love song Love song Love song yeah
둘만의 섬을 만들어 ooh
이렇게 Love this Love this Love this rain
떨어지는 빗속에 all day

제가 가장 좋아하는 파트입니다! 노래의 후렴이기도 한데요.

화자도 원래 비 오는 날을 싫어했나 봐요. 그러나 '너'와 작은 우산을 나눠 쓰고 있는 지금 이 시간 때문에 비가 좋아지려 한대요. 심지어 아직 그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화자. 정말... 찐 사랑이 아닐 수가 없네요. '둘만의 섬을 만들어' 이 부분을 저는 제일 좋아해요! 비가 내리고 우산을 쓰고 있는 '너'와 '나' 주변에는 물이 가득하겠죠. 이런 상황을 '섬'이라는 단어로 표현한 부분이 정말 좋았어요.


오늘따라 더 익숙한 거리도 헤매고 싶어 난
ooh '저번 그 예쁜 카페가 어디더라'
잘 기억나지 않아

과연 화자는 '너'의 숨소리가 들리는 두근거리는 상황에 정말 카페가 기억나지 않는 걸까요. 아니면 기억하고 싶지 않은 걸까요. 저는 노래를 듣는 내내 이렇게 간질거리는 장면이 계속 상상됐어요. 저도 가사를 쓰면 이렇게 상상할 수 있는 가사를 쓰고 싶어요.


rain don't stop 비 내려와
둘이서 1인용 umbrella 아래 내 하루는 so bright
떠올라 넌 지지 않는 나의 빛

여전히 비가 내리고 있고 우산을 나눠 쓰고 있는 화자. 아마 비가 오니 날씨는 분명 흐리고 먹구름이 잔뜩 껴있을 거예요. 그러나 화자에겐 오늘이 아주 밝디 밝은 날인가 봅니다. 지지 않고 영원히 반짝이는 빛 같은 존재인 '너'와 함께 있으니까요.


어느새 여기 내 안에 네가 겹쳐와
내 맘 속에 너는 저 촉촉한 비처럼 스며들어와

아마 화자는 오늘 '너'와 우산을 나눠 쓰면서 마음이 더 깊어진 것 같아요. 저는 비 내리는 걸 정말 싫어해서 '촉촉한 비'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는데 지금 화자에겐 이 비마저 촉촉하게 느껴집니다.



  전체 가사를 다 짚어보진 않았지만 제가 제일 좋아하는 부분 그리고 노래의 서사가 잘 나타나는 부분들로 골라봤어요. 비를 정말 싫어하는 제게는 '얼마나 좋으면 비 내리는 날이 좋아질까.'라는 생각을 들게 만들었고요. 사실 요새 이 노래만 듣고 있어요. 여러분도 한 번 들어보세요! 간질거리는 가사와 좋은 멜로디가 귀에 쏙쏙 들어올 거예요.


https://youtu.be/-AFmqlKaTZ4



  마지막으로 저는 짧은 글귀를 남기고 이만 가보도록 하겠습니다. 더 좋은 글 가지고 다시 올게요!




아마 너는 우산이 가져오지 않았나 보다. 이렇게 비가 쏟아지는데 하늘만 보며 서있는 걸 보니.


내 작디작은 우산이라도 넌 괜찮을까. 괜한 내 오지랖이 아닐까.


용기를 내 너와 이 작은 우산 밑에 함께 서있다.


조심스레 너의 발걸음에 내 발을 맞춰본다.


넌 비에 젖으면 안 되니까.


오늘 분명 비가 온다는 예보를 보고 기분이 나빴는데


너와 함께 걷는 빗속은 왜 이리 좋은지.


숨소리만 들리는 지금, 넌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축축했던 날씨도 촉촉하게 변하고


흐릿했던 하늘도 환하게 변한다.


이 비가 아주 오래오래 내렸으면 좋겠다.


내일도 너와 우산을 나눠 쓰기를 조심스레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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