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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곰곰 Jan 18. 2020

“진짜”가 되고 싶어

영화 '조' 리뷰

이 리뷰는 영화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조 | 다음 영화                        
조, 출처(다음 영화)


안녕하세요, 곰곰입니다. 오늘 소개해드릴 영화는 2019년 7월 11일에 개봉한 "조"입니다.


조 | 다음 영화                        

영화의 주인공, 조입니다. 'Relationist' 연구소, 커플들의 연애가 앞으로 잘 될지를 예측하는 연구소에서 일을 하고 있습니다. 콜에게 점차 사랑의 감정을 느껴 자신도 직접 테스트를 받아보지만, 그와의 연애 성공률은 0%.


조 | 다음 영화                        
콜 에인즐리

조가 사랑했던 콜 에인즐리입니다. 연구소 책임자로 일하고 있으며 인공지능 부문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조가 자신과 연애 성공률이 0%가 나왔다고 하자, 조에게 사실을 말해줍니다. 너는 내가 만든 로봇이라고. 그렇기 때문에 테스트 프로그램에 적합하지 않다고.


조 | 다음 영화                        
콜과 조

조는 처음엔 당황스러워합니다. 콜을 사랑하게끔 설계되었는지도 묻습니다. 콜은 그건 아니라 답합니다. 둘은 많은 시간을 보내며 충분한 대화를 나누며 서로에게 더 깊숙한 감정을 느끼고 사랑에 빠집니다.


그러나, 역시 인간과 로봇 사이에는 넘을 수 없는 선이 있었을까요. 차에 치인 조를 콜이 직접 수술하게 됩니다. 그 과정에서 그는 인간과는 너무나 다른 그녀에게 형용할 수 없는 이질감을 느끼게 됩니다. 결국, 둘의 관계는 순식간에 멀어지게 됩니다.


그러던 중, 연구소는 '베니솔'이라는 신약을 출시합니다. 약을 먹으면 마치 첫사랑의 감정이 돌아오듯 폭발적인 두근거림과 사랑을 느끼게 되죠. 점점 사람들은 한 번의 쾌락을 위해 약을 먹기 시작합니다. 콜과 조도 마찬가지죠.


연구소를 관둔 조는 자신에게 잘 대해준 '애쉬'를 만나러 연구소에 다시 옵니다. 그러나 무슨 일인지 연구소 사람들은 모두 조를 알아봅니다. 당신이 바로 그 "조"냐며 말이죠. 연구소에서는 "조 2.0"을 만들었습니다. 조와 똑같은 외형과 똑같은 성향을 가졌지만 업그레이드된 로봇들을요. 심지어 베니솔 효과도 더 높게끔 설계되었습니다. 눈물을 흘릴 수 없게끔 만들어진 조와 다르게 "조 2.0"은 눈물까지 흘릴 수 있습니다.


이에 상실감을 느낀 조는 작동 정지를 하려 합니다. 한편, 콜은 조를 만나 대화를 나누려 집을 찾아가지만 그곳에는 "조 2.0"이 있었습니다. 그 로봇은 자신은 조의 기억으로 설계되었기 때문에 자신에게 얘기하라고 합니다. 콜은 사과의 말을 전하고, "조 2.0"은 용서하겠다 하지만 콜은 온전한 조가 아님을, 자신의 실수를 깨닫고 방을 나가버립니다. 한편, 조는 살고 싶다는 내면의 무언가로 인해 작동 정지를 거부하고 그곳을 탈출합니다. 결국, 콜과 조는 재회하게 되는데요. 콜은 그녀에게 넌 진짜라며 진심으로 사과의 말을 전하고 조는 눈물을 흘립니다. 눈물을 흘릴 수 없게끔 설계되었지만 울 수 있을 정도로 진화한 조. 영화는 해피엔딩으로 막을 내립니다.




콜과 조를 넘나들다.


조에게 이질감을 느낀 콜. 전 물론 공감할 수 있었습니다. 저도 인간이니까요.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나와 같은 인간이 아니라는 걸 온몸으로, 직접 두 눈으로 봤다는 건 꽤나 충격이었을 듯합니다. 그러나 콜은 꼭 그랬어야 했을까요. 마치, 조에게 겁먹어 도망치듯 묘사된 장면에서는 콜보다는 조에게 몰입되더라고요. 콜은 조를 만든 사람입니다. 애초에 조를 모르고 시작한 관계가 아니잖아요. 조와의 관계가 순탄하고 평이할 거라고 콜은 생각했던 걸까요. 콜은 누구보다 관계를 강조하며 더 나은 삶을 만들기 위해 로봇을 만들었지만 결국, 관계에 가장 서투른 사람이었습니다.



'Relationist' 연구소, 연애 성공 확률의 의미


우리는 불확실한 모든 것을 불안해합니다. 관계도 예외는 아닙니다. 오늘은 날 향해 환하게 웃고 있지만 내일이면 매몰차게 돌아설지도 모른다는 불안감. 너에 비해 나의 마음이 과도하게 큰 건 아닐까 하는 불안감. 이러한 불안감을 해소해주기 위해 콜의 연구소는 0부터 100 사이의 수치로 가시적인 결과를 우리에게 보여줍니다. 테스트를 받고 높은 수치가 나오면 관계에 안정감을 느낍니다. 미래가 훤히 보이기 때문이죠. 확신을 가지고 상대방에게 몰입할 수 있으니까요. 영화 속 인물들이, 그리고 우리가 관계의 불확실성을 얼마나 무서워하는지 잘 나타내 준 장치라고 생각합니다.



조의 눈물, 감정의 의미


조는 눈물을 흘릴 수 없도록 설계되었습니다. 그러나 자신이 진심으로 원하던 콜의 "넌 진짜야."라는 사과와 고백을 듣고 조는 눈물을 흘립니다. 조가 인간의 모습에 가깝게 진화되었음을 알려주는 장치는 눈물입니다. 눈물은 슬프거나 벅차오르는 감정의 표현이죠. AI 로봇과 인간의 가장 큰 차이, 감정. 로봇과 인간을 수직선으로 표현한다면 인간에게 가까울수록 더 크게 나타나는 건 감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진짜라고 인정받고 싶었던 조. 콜이 넌 진짜라고 말해준 순간, 얼마나 벅차오르고 그동안의 아픔이 생각났을까요. 설계된 자신의 한계를 넘을 정도였습니다. “조 2.0”을 넘어 고유한 자신의 모습으로 진화하고 있는 조, 그리고 감정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에 대해 잘 표현한 장면이라고 느꼈습니다.




   영화 도입부는 상당히 몰입도가 높은 편입니다. 러닝 타임이 흐르는  아까워 계속 일시정지를 누르며 보았습니다. 음악도 마찬가지로 관객들이 몰입할  있도록 영화와 굉장히  어울렸습니다.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고 있는 AI 기술 속에서 생각할만한 요소들이 많은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엔딩 장면에서 조가 눈물을 흘릴 때는 조금 당황스러운 면도 있었습니다. 영화 주제상 필요한 장면임은 분명하나 성급히 마무리했다는 느낌은 지울  없었습니다. 아쉬운 면도 있었지만 전체적으로 만족스러운 영화였습니다.




   우리는 살면서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그들과 교류하며 생활합니다. 가족, 애인, 친구  다양한 관계를 맺으며 살아갑니다. 이들에게  하나의 존재가 되고 싶고 “진짜 되고 싶은 마음은 우리 모두 같습니다. 영화는 로봇이 인간에게 진짜가 되고 싶어 하는 마음을 조를 통해 표현했습니다. 그러나 이는 조에게만 국한되는  아닙니다.  역시 조에게 수많은 인간들  진짜이고 싶지 않았을까요. 로봇과 인간이라는 경계를 넘어 하나의 존재로서 인정받고 싶은 마음은 누구나 가지고 있습니다. 저는 살면서 누군가에게  하나의 존재였던 적이 있을까요.  반대로 저에게도 유일한 존재인 누군가가 있을까요.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신가요. 관계, 사랑에 대해 고민하시는 분들께 추천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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