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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곰곰 Feb 04. 2020

도돌이표

쌤쌤(SAM SAM)-선우정아

   

선우정아 "쌤쌤"


   이건 아주 솔직한 내 이야기이다.


   지금까지 늘 경쟁사회 속에서 살았다. 학교, 직장 어디에서든. 누군가보다는 잘하고 싶었고 또 잘해야 했고. 그 누군가는 모두의 마음속에 한 명씩은 있을 거라 생각한다. 나 역시 살면서 “누군가”를 많이 만났다. 이기기도 했고 지기도 했으며 아직 현재 진행 중이기도 하다.


  선우정아 님의 노래를 빌려 경쟁에 대한 솔직한 이야기를 하려 한다.



그걸 왜 갖고 싶은데

갖고 뭘 할 건데

지금 내 간절함 과연 영원할까

조금 배가 불러도 다 귀찮아하잖아


   나는 경쟁을 피할 수만 있다면 피하고 싶다. 그러나 인생이 내 의지대로 흘러가는가. 어쩔 수 없이 경쟁 속에서 자라왔다. 나도 인간인지라 막상 경쟁에 던져지면 이기고 싶다. 지고 싶은 사람이 어디 있으랴.

   이 가사를 보고 경쟁의 목적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 난 왜 승리를 갖고 싶었던 걸까. 성취감? 1등이라는 숫자? 그걸 가지고 과연 나는 뭘 하고 싶었던 걸까. 어차피 그 경쟁이 끝나면 또 다른 경쟁이 날 기다리는데. 심지어 난 1등을 하면 게을러지는 편이다. 다 귀찮다. 이기고자 하는 마음이 영원하지도 않으면서 나는 왜 그게 갖고 싶은 걸까.




아주 단순한 욕망 쟤보다 세고 싶음

누군가의 부러움 잊으면 안 되구

모자라는 것보단 남기는 게 나아

자격 없는 내 손에 쥐어진 총


   맞다, 가사가 참 솔직해서 좋았다. 정말 단순한 욕망. 쟤보다는 세고 싶음. 쟤는 이기고 싶음.

   그러나 이런 단순한 욕망으로 이기려 하는 내가 과연 이길 자격이 있을까.



내가 바란 그 미래는 겨우 누군가의 위층이야

아래엔 다른 이의 Dream


   내가 원하든, 원치 않든 속해있는 경쟁 속에서 나는 결국 누군가의 위를 원한다. 이 말은 곧 또 다른 누군가는 나를 바라봄을 의미한다. 나는 그 사람의 꿈에 서있다.

   정말 많은 생각이 들었던 가사다. 피라미드 구조를 없애고 싶은 마음도 들었다. 쟤보다는 세고 싶지만 나로 인해 다른 누군가가 상처 입는 건 원하지 않는다. 정말 어찌할 바를 모르겠는 상황.




똑같은 사치 똑같은 Pride

똑같은 멸시 똑같은 Blind

I have no proof that I am better than them


   하지만 나만 이런 상황에 처해있는 건 아니다. 모두 다 똑같은 마음으로 이기기도  하고 지기도 한다. 그리고 이겼다고 내가 남들보다 나은 사람이라는 법도 없다.




Feel the same same same

Feel ashamed ashamed

I can’t blame anyone

But where are you looking


Feel the same same same

Feel ashamed ashamed

But I can not stop being greedy greedy greedy


   우리는 모두 같은 감정을 가진다. 그래서 비난하지 못한다. 너와 내가 같으니까. 타인이 나를 이겼을 경우도 단순한 욕망(나보다는 세고 싶음), 내가 타인을 이긴 경우에도 욕망은 단순하다. 다 같은 입장이기에 나는 타인을 비난할 수 없다. 나까지 비난하게 되니까.

   내가 원한 건 승리이지만 내 아래는 또 누군가의 꿈이 있다. 그 위에 섰을 때 부끄럽고 약간은 수치스러운 마음. 그러나 또 지기는 싫고, 욕심나는 경쟁 속 승리.






   노래를 듣는 내내 자꾸 원점으로 돌아오는 기분이다. 누군가의 꿈을 밟으며 서고 싶지 않다가도 또 지고 싶지는 않은 마음. 자꾸 욕심나는 마음. 그러나 날 경쟁 속에서 움직이게 하는 건 단순히 쟤보다 세고 싶은 욕망. 그리고 승리해서 얻는 건 겨우 누군가의 위. 경쟁 속에 지친 우리는 모두 같은 마음이다. 그렇기에 누가 감히 우리를 비난하겠는가. 경쟁사회가 사라지지 않는 이상, 난 계속 이 도돌이표 안에 있을 것 같다.

   나의 인생 첫 번째 가치는 균형이다. 어디에도 치우치지 않고 기준을 갖고 살아내는 것. 분명 나는 앞으로도 경쟁의 도돌이표 안에 서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 안에서 균형을 찾고 싶다. 찾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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