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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너도

by 노용우

늦은 밤 깊은 새벽이 되어야 잠에 들어 짧은 꿈을 꾸던 소년은 이제 햇빛을 이마에 맞고, 두 눈으로는 고된 꿈을 보고, 꿈의 책임감을 두 다리로 지탱한다.


삶이 변해서 인지 정신상태도 변했다. 만약 그냥저냥 목표 없이 사는 삶이었다면 지금의 내 모습에도 충분히 만족하며 현재 시간을 만끽했겠지만, 달성하고 싶은 목표가 있어 나의 부족한 점을 보완하기 위해 오늘도 고통 속으로 한 발 내딛는다. 고통을 느낄수록 성장한다고 믿는 나이기에 몸의 통증들에게도 반갑게 인사를 건넨다.


지난 몇 달 동안은 나를 뜨겁게 만드는 문장들을 되새겼지만, 요즘에 나는 온도가 너무 올라가지 않게 나를 다잡는 말들에 귀 기울이는 시간이 많아졌다. 전에는 글들과 시를 썼다면 요즘엔 일기를 써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아무것도 특출 난 것이 없어도 자신감 높고 자존감이 높은 나지만, 요즘 나의 주위에는 나보다 멋지고 에너지 넘치는 사람들이 많아 저절로 겸손을 배울 수 있는 환경이 너무너무 감사하다.


목표를 이루고 나면 바로 다음 목표를 정해 나아가야 성장할 수 있다는 말에 공감을 보낸다. 당장 성공하지 못한다고, 성장하지 못했다고 조급해할 필요 있겠는가. 인생은 길고 다음 도전에 지금의 실패가 밑거름이 된다면 오늘의 실패도 내일은 성공이라고 불릴 수 있으니.


뭐가 됐든 나를 속이지 않고 현재에 최선을 다하는 것부터가 시작이다. 나를 속이지 않는 것이 너무 어렵다. 난 가끔 약한 척을 하기도 한다. 누군가 알아주기를 바라나 보다. 헉헉대기도 하고, 목소리를 내며 “못해”라고 말하기도 하며, 땅에 고개를 처박고 도리도리 양 옆으로 내졌기도 한다. 그러다 들려오는 응원 소리에 마음을 다잡고 몸을 움직일 수 있게 해주는 당신들이 참으로 고맙다.


물론 혼자만의 싸움이 외롭긴 하다. 그래서 더욱 나를 믿고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그러다 보니 나 자신을 더 사랑할 수 있게 되었다. 나에게 기도하고 내가 그 기도를 들어준다. 내가 나 자신의 신이 되어 축복을 행사한다.


만약 이 레이스가 완주로 끝나면 나 같은 사람들에게 속삭여주고 싶다. 내가 해냈으니 당신들도 할 수 있다고. 내 몸은 척추측만증을 가지고 있어 허리에는 통증을 달고 살고, 오른쪽 어깨에는 습관성 탈골을 가지고 있는 일반적인 몸이라고 하기에도 애석한 어쩌면 빈약한 몸이라고, 몸뿐만 아니라 수개월동안 정신상태도 썩어버려 오랜 기간 어두운 터널을 기어 다니고 있었다고.


그랬던 나도 도전했고 실패든 성공이든 관계없이 끝을 봤다고. 그러니 너도 충분히 도전할 수 있다고. 내가 만든 터널에서 이제 그만 탈출하자는 응원의 메시지가 전달 됐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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