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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희동의 랜드마크 "사러가에 사러 가"

사러가마트

by 이재이

"다이소에 가면 다있소!"의 뒤를 잇는 "사러가에 뭐 사러가?"

맨 처음 사러가 마트 이름을 들었을 때, 농담하는 줄 알았다. 마트 이름이 '사러가'라고? 에이, 그렇게 단순하게 이름을 막 지을 수가 있어? 그렇게 생각했다. 그런데 지금은 어색함이라든지 이상함 따위를 전-혀 못 느끼고 있다. 들으면 들을수록 정감 가고, 직관적이고, 귀여워서 애정이 간다.

연희동 사러가마트 전경. / 이재이

사러가 마트의 자동문이 열리자마자 피터팬 제과의 고소한 버터 냄새가 코를 간지럽힌다. 꽃 가게와 연예인 싸인이 가득한 약국을 지나 퐁상퐁상 뽀동뽀동한 자태를 뽐내는 빵들의 유혹을 뒤로한 채 피터팬 제과를 애써 지나친다. 이내 푸트코트의 동경닭강정과 떡볶이 집이 보이고, 그 맞은 편의 이불 가게와 생필품 매장의 다소 두서없이 진열된 물품들이 눈길을 빼앗는다.

잠동사니를 파는 가게들과 이불가게, 그 옆의 푸드코트. / 이재이

아이들은 신기한 장난감에 시선을 고정한 채 엄마의 손을 잡아 끈다. "아이고, 만지면 안 돼요!" 말하는 가게 주인의 목소리에 깜짝 놀란 아기는 황급하게 물건에서 손을 거둔다. 사러가에 갈 때마다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이다.

아기들이 엄마 손 잡고 지나가다 눈길을 떼지 못하는 곳. / 이재이

입구에 들어서서 오늘은 어떤 과일과 채소가 할인을 하고 있는지 살핀다. 나는 사러가의 체리를 참 좋아한다. 아주 신선하고 가격도 저렴한 편이다. 초당 옥수수도 다른 곳보다 저렴하게 판매하고 있어 여름에 사러가에서 초당 옥수수를 사는 것은 나의 큰 기쁨이다. 간혹 세일하는 컷팅된 자몽과 파인애플 등을 사 와 저녁 식사를 할 때 곁들여 먹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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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 국문학과 졸업 / "소설쓰고 있네” 라는 타인의 뒷담화를 들으면 괜히 내가 찔린다, 진짜 소설을 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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