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아(Raah)
향이 강한 음식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그래서인지 아직 고수가 어렵다. 원래 고수가 들어가는 모든 음식에 고수를 빼달라고 요청한다. 특유의 향이 조금 거북해서 마라탕도 그렇게 좋아하진 않는다. 미나리도 내게 그런 존재였다. 칼국수에 들어간 푹 익힌 미나리는 향이 조금 죽어 어느 정도 괜찮았지만, 생 미나리를 먹는 것은 여전히 내겐 쉽지 않은 일이었다. 하지만 이곳을 방문하고 나서부터는 미나리에 대한 거부감이 싹 사라지다 못해, 미나리에 환장하게 되었다.
지인과의 약속 때문에 방문한 식당, 라아. 시그니처 메뉴라고 나와있는 미나리 파스타. 옆 테이블을 슬쩍 봤는데 이럴 수가, 너무 초록초록 미나리미나리 하다! 파스타 면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쫑쫑 썬 미나리가 수북이 올라가 있었다. 나는 잔뜩 겁을 먹었지만, 일행이 처음 온 식당에서는 시그니처를 주문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으름장을 놓았기 때문에 다른 메뉴와 함께 못 이기는 척 주문했다.
초록 그 자체인 파스타를 거침없이 입에 넣은 지인의 첫마디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지인은 말없이 파스타 접시를 연신 가리키며 당장 먹어보라는 제스처를 취했다. 그것만 봐서는 긍정의 의미인지 부정의 의미인지 알 수가 없었다. 미심쩍은 태도로 적은 양의 파스타를 포크에 돌돌 말아 입에 넣는 순간, 깜짝 놀랐다.
아니, 너무 맛있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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