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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혼자 먹으면 더 맛있어요"

라아(Raah)

by 이재이

향이 강한 음식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그래서인지 아직 고수가 어렵다. 원래 고수가 들어가는 모든 음식에 고수를 빼달라고 요청한다. 특유의 향이 조금 거북해서 마라탕도 그렇게 좋아하진 않는다. 미나리도 내게 그런 존재였다. 칼국수에 들어간 푹 익힌 미나리는 향이 조금 죽어 어느 정도 괜찮았지만, 생 미나리를 먹는 것은 여전히 내겐 쉽지 않은 일이었다. 하지만 이곳을 방문하고 나서부터는 미나리에 대한 거부감이 싹 사라지다 못해, 미나리에 환장하게 되었다.


지인과의 약속 때문에 방문한 식당, 라아. 시그니처 메뉴라고 나와있는 미나리 파스타. 옆 테이블을 슬쩍 봤는데 이럴 수가, 너무 초록초록 미나리미나리 하다! 파스타 면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쫑쫑 썬 미나리가 수북이 올라가 있었다. 나는 잔뜩 겁을 먹었지만, 일행이 처음 온 식당에서는 시그니처를 주문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으름장을 놓았기 때문에 다른 메뉴와 함께 못 이기는 척 주문했다.

처음 봤을 때 다소 충격적이었던 미나리파스타. 지금은 환장한다. / 이재이


초록 그 자체인 파스타를 거침없이 입에 넣은 지인의 첫마디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지인은 말없이 파스타 접시를 연신 가리키며 당장 먹어보라는 제스처를 취했다. 그것만 봐서는 긍정의 의미인지 부정의 의미인지 알 수가 없었다. 미심쩍은 태도로 적은 양의 파스타를 포크에 돌돌 말아 입에 넣는 순간, 깜짝 놀랐다.

아니, 너무 맛있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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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 국문학과 졸업 / "소설쓰고 있네” 라는 타인의 뒷담화를 들으면 괜히 내가 찔린다, 진짜 소설을 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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